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李周逸의 북한이야기 - 당이 망친 나라, 당을 망친 김정일

당이 망친 나라, 당을 망친 김정일

프롤로그

탈북자들이 남한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이 새롭고 신기하지만 정치적인 영역에서 가장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은 ‘다당제(多黨制)’이다. 알다시피 북한은 조선노동당의 일당(一黨)독재사회이다. 조선사회민주당, 천도교청우당 같은 이른바 우당(友黨)이 있긴 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그 정식 명칭조차 알지 못할뿐더러, 그것이 조선노동당의 일당독재를 합리화하기 위한 장식품에 불과하다는 것은 북한 주민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상식이다. 이렇게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는데도 ‘조선노동당의 일당독재’를 이야기하면 “북한에도 야당이 있고, 정당 결성의 자유가 있다”면서 사민당이나 청우당을 예로 드는 남한 내 일부 몰지각한 친북좌파들을 보면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밖에는 안 든다. 그들은 “서구 사회의 잣대로 북한 사회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하던데, 오히려 그들이야말로 한국과 같이 민주화된 사회에 살다보니 그 잣대로 북한 사회를 바라보면서, 도대체 그 안의 인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는 문제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아무튼 다당제 사회는 볼수록 흥미롭다. 의문점도 없지 않다. 야당, 여당의 난립으로 정치가 불안정하여 능률적이고 일관적인 국가정책을 수행하기 어렵지 않을까? 과연 행정부의 업무가 제대로 수행될 수 있을까? 이런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3권 분립’이라는 말도 남한에 와서 처음 들어봤는데,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균형의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니 ‘이 무슨 물고 뜯는 조화의 관계인가’ 하고 의아해 하기도 했다. 하여간 난장판으로 운영될 것 같은 국가가 그래도 원활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그 원동력이 무엇일까 새삼 궁금해진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연일 보도되는 정쟁(政爭)을 보며 점차 신물이 나기도 해, 그럴 때면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북한식 구호가 잘만 운영된다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솔직히 해보지만,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그리고 조금 더디더라도, 건전한 견제 장치가 마련된 사회가 장기적으로는 더욱 발전한다는 것을 역사와 현실은 증명해 보이고 있다.

북한 사회를 일당독재라고 하지만, 단순히 일당 독재를 하였다고 북한 사회가 오늘의 비극에 이르게 된 것은 아니다. 중국 역시 형식상으로는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로서 북한과 똑같지만, 개방 개혁을 함으로써 오히려 강력한 리더십으로 거대한 대륙을 잘 이끌고 있지 않은가. 북한의 비극의 핵심은 공산당의 독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령에 의한 독재’에 있다. 아무리 공산당 일당의 독재라 하더라도 그 내부의 협의 구조가 잘 이루어져 있으면 어느 정도 융통성 있는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당 위에 수령이 군림하고, 당은 수령의 지시를 전달하는 집행자 역할에 불과한 것이 오늘 북한의 현실이다. ‘1인에 의한 사회’도 그 1인이 지극히 합리적이고 통솔력이 있으며, 혜안의 지혜를 갖고 있다면 어느 사회 못지 않은 강한 정부로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장기적인 긍정성을 갖는다고는 장담 못해도 단기적으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1인’인 김정일이 이러한 능력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다는 것 역시 역사와 현실이 똑똑히 증명해주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북한의 당과 행정조직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에서는 당이 모든 행정조직의 우위에 서있다. 이것이 과연 북한 사회를 어떻게 망쳐먹고 있는지 그 구체적 실상을 외부인들은 모를 것이다.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 대부분이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 당의 권위에 의해 국가를 운영하다 나라를 망쳐먹었으나 북한은 그 정도가 심하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철저한 독재가, 모든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진 후에도 지금껏 북한을 유지하게 만들었지만, 우리가 늘 말하듯 영원한 독재는 없다. 1980년대 후반에 동유럽의 사회주의가 무너질 때 북한의 사회주의도 무너졌어야 한다. 그랬다면 지금과 같이 처참한 비극도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행정조직 위에 어떻게 당이 군림하는지, 그리고 거기에 수령에 대한 개인우상화가 어떻게 결합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따져보자.

전체주의, 병영식, 행정명령식 관료주의 술어는 북한 주민들의 고급정보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흥미로운 논문 한 편을 살펴보자. 북한 주민들은 무지와 몽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모저모로 외부정보를 들으려 애를 쓴다. 지금이야 중국에서 생활하다 돌아온 탈북자들이 많고 장사꾼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직접적인 외부정보 유입이 가능해졌지만, 과거에는 그럴 수 없으니 희미한 정보의 끈을 붙잡고 추론해야만 했다. 그래서 생겨난 방법이 북한의 공식적인 선전내용을 역으로 생각하거나, 그 안의 모순점을 발견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한의 운동권 학생이 몇 년 간의 수배생활 끝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생각 깊은 사람들은 ‘그러한 도피생활이 과연 어떻게 가능했을까’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만약 북한에서 누가 죄를 짓고 쫓기게 되었다면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을 것이다. 남한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가두검열(북한에서 불시에 실시하는 숙박검열) 같은 것도 없으니 장기간의 도피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주민들 속에서는 김정일의 노작까지 유추해서 해석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김정일이 1993년 3월 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근로자」에 발표한 “사회주의에 대한 훼방은 허용될 수 없다”라는 논문이다. 애초에 이 논문은 사회주의가 왜 붕괴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서방학자들의 분석을 비난하는 형태로 작성되었다. 즉 서방학자들의 견해를 일부 소개하고 여기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을 하려 했다. 그런데 비록 아주 조금이지만 서방학자들의 견해를 접하게 된 주민들은 내심 ‘틀린 말이 하나도 없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논문에서 김정일은 우선 “(서방 자본주의 학자들이) 사회주의를 전체주의라느니, 병영식이라느니, 행정명령식이라느니 하면서 비난하는 것은 황당무계한 궤변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체주의’ ‘병영식(兵營式)’ ‘행정명령식’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주민들은 이 논문을 통해 단어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깊이 학습을 하면 할수록 바로 우리 사회(북한)가 그렇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김정일은 이 논문을 기본 학습제강으로 선정하여 전당, 전국, 전국민적으로 학습을 진행하도록 했다. 따라서 일반 주민들은 물론 대학생들도 이 논문으로 학과 시험을 봤다. 그럴수록 ‘깨어나는’ 주민들은 늘어갔다.

김정일은 논문에서 “우리 당이 사회의 정치적 향도자로서 인민대중의 운명을 책임지고 이끌어 주고 그들의 모든 생활을 세심히 보살펴 주고 있으며 당위원회가 해당 단위의 최고지도기관으로서 집체적 지도를 통하여 근로인민의 자주적 권리를 확고히 보장하고 창조적 활동을 옳게 조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삼척동자가 보아도 북한의 사회현실과는 정반대의 주장이었다.

‘당에 운명을 의탁했다가는 굶어 죽고 만다’는 것이 주민들의 공통된 사고방식이다. 또한 당기관의 권위와 우상화체계에 억눌려 근로인민의 자주적 권리는커녕 국가행정관리들까지 기도 펴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런데 무슨 ‘모든 생활을 세심히 보살펴 주고’ ‘창조적 활동을 옳게 조직’한단 말인가.

김정일은 또 “상하가 합심하고 모두 다 동지적으로 협조해 나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사회적 풍조로, 관습으로 되고 있다”는 엉터리 주장까지 했다. 이 주장은 주민들 더욱 어리둥절하게 했다. ‘항상 인민들 속에 있다’는 김정일이 아래 실정을 몰라도 너무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부 주민들은 “장군님께서 정말 아래 실정을 몰라서 이런 주장을 하시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우리식 사회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이런 주장을 하는지…”하고 내놓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온 나라가 권위주의적인 관료화 사회로 전환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닌데 말이다.

단적인 예로 북한에서는 억울하면 김정일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그 사연을 직보할 수 있는 ‘신소편지’라는 제도가 있다. 이 제도가 형식만 존재하는 제도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이라면 다 안다. 대단히 순진하고 양심적인 주민들은 아래 실정을 김정일에게 알려야 한다고 신소(申訴)편지를 써서 중앙당에 올려보냈다. 그러나 그 신소 편지가 화근이 되였다. 김정일에게 올려보낸 신소 편지는 해당 보위부로 통보되어 신소자들을 괴롭혔다. 죄목은 김정일 장군님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는 것이다. 김정일의 심기를 괴롭히는 것은 북한에서는 중대 범죄이다. 신소자들은 보위부의 사상검토에서 충실성이 투철하지 못한 사람으로 낙인 찍혀 쥐도 새도 모르게 관리소(정치범 수용소)로 사라져 버린다. 오늘에 이르러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에게 ‘무엇을 해결해 주십시오’하고 신소 편지를 보내는 것은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짓으로 알고 있다.

이렇듯 김정일에게 보내는 편지마저도 허울에 불과한데 무슨 ‘상하 합심’이며 ‘동지적 협조’란 말인가. 서로 감시하고 고발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고, 언제 어디서나 ‘입조심’을 명심하며 살아야 하는 사회에서 말이다. 주민들은 기계식으로 문헌 학습을 진행하면서도 뒷골방에 들어서면 열 띤 토론을 진행했다. ‘무엇이 사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가’하고 말이다. 토론이 심화될 수록 주민들은 북한 사회가 사방 학자들이 말하는 전체주의, 병영식, 행정명령식 관료주의 사회와 흡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결국 김정일의 논문 “사회주의에 대한 훼방은 허용될 수 없다”는, 외부 주장에 대해 반박하려다가 외부의 주장을 듣고 내부의 실정을 주민들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고급 정보’가 되었다. 말이 나온 김에 “북한의 인권문제를 자꾸 지적하면 북한정권을 자극하게 되므로 좋을 것이 없고 북한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이런 식으로 자꾸 외부에서 지적하게 되면 북한정권은 국내외의 선전채널을 통해서 자꾸 변명할 수밖에 없고, 독재자의 변명은 주민들에게 더할 수 없는 정보와 용기를 제공해준다.

당세도와 관료주의 체계는 ‘대안의 사업체계’에서부터

북한에는 헌법 위에 ‘당의 유일사상체계 10대원칙’이 있다.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를 내용적으로 체계화시킨 북한 주민들의 행동강령이다. 당 기관에서는 이러한 행동강령을 거머쥐고 행정 기관과 근로자들을 다스린다. 어찌 보면 어린이들의 놀음 같은 우상화 작업이지만 여기서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엄청난 일들이 벌어진다.

당기관이 행정기관을 감독 통제하는 권력관계가 형성된 계기는 1961년 12월 15일 ‘대안의 사업체계’가 나오면서부터다. 대안의 사업체계란 김일성이 남포시 대안구역의 대안전기공장을 방문한데서 명칭이 유래했다. 대안전기공장 현지지도에서 김일성은 “공장의 최고지도기관으로서 공장당위원회의 집체적 지도 밑에 계획·생산·기술 등 공장을 종합적으로 관리 운영해 나가는 체계를 세우도록” 지시하였다. 다시 말하여 공장의 당비서를 포함하여 지배인, 기사장 등 참모일꾼들이 3인 일체가 되어 공장을 관리 운영해 나간다는 것이다.

행정관료인 지배인이 공장운영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종전의 ‘지배인 유일관리제’에 비하여 전체주의적인 합의체에 따른 관리 운영이라는 면에서 어딘지 모르게 출발은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김정일이 후계자로 등장하면서 점차 대중성은 사라지고 당 간부의 억압과 강요가 행해지는 ‘강요된 전체주의적 합의체’로 변질됐다.

세월이 가면서 모든 기업 경영활동은 당간부들의 월권행위로 얼룩졌다. 당비서들이 노동, 행정경제 간부들과 근로자들의 생산활동을 감독 통제하고, 심지어 근로자들의 사생활까지 감독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남한의 일부 사람들은 “북한 경제는 노동당이 망쳐버렸다”고 한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노동당보다는 “김정일이 발기한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가 경제를 망쳐먹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에서 당의 우위는 단순한 ‘공산당’의 우위가 아니라 ‘수령을 등에 업은 공산당’의 우위로서, 이를 어기면 수령에 대한 충실성이 부족한 것으로 되어 곧장 ‘당의 유일사상체계 10대원칙’에 의해 처벌되었기 때문이다.

당위원회의 일인자격인 당비서들은 기업소의 생산 관리 운영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행정관료들과 기술일꾼들, 노동자, 농민들에게 김정일에 대한 충실성이 부족한 탓으로 매도하여 처벌했다. 맘에 들지 않은 사람은 당간부들의 합법적인 음해에 의해 누구든 하루 아침에 정치범이 되어 수용소로 끌려갔다. 이러한 당세도는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은 물론 교육기관이나 인민군대에까지 확산되어 당일꾼과 행정일꾼간에 모순에 모순을 낳으며 근로자들의 근로의욕까지 감퇴시켰다.

당간부들이 어떻게 월권행위를 하는지 공장, 기업소의 생산계획 작성단계 토의과정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북한에서 생산계획 작성은 4단계로 나누어 진행한다.

1단계는 다음 년도의 생산가능성에 대한 예비숫자 작성단계다. 사회주의적인 원칙을 놓고 보자면, 예비숫자 단계는 생산자들의 광범위한 토의 끝에 지표별 계획을 현실성있게 세워야 하는 단계다. 따라서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의 정량원(시간별, 일별 작업량을 측정하는 지도원)들은 근로자 한 사람의 시간별, 일별 생산량을 현실성 있게 작성한다. 예비숫자가 작성되면 기업소 초급당위원회의 심의를 걸쳐 각 도에 설치된 지구계획위원회와 공장, 기업소가 소속된 행정위원회에 제출된다.

이 단계에서부터 당간부들과 행정경제 간부들 사이에 발생하는 모순은 심각하게 드러난다. 행정경제 간부들은 당연히 기업소의 생산 경영활동에 모든 것을 집중한다. 따라서 생산 계획을 작성함에 있어 기관, 기업소의 현실 생산능력에 맞게 실무적인 계획숫자를 작성한다. 이러한 실무적인 생산계획 숫자가 문제로 된다. 당간부들은 김정일에 대한 충실성만을 강조하며 당의 요구대로 생산계획 숫자를 작성할 것을 요구한다. 당의 요구, 즉 김정일의 의도에 맞추어야 한다며 예비숫자를 잔뜩 높일 것을 요구한다. 일반적으로 당간부들은 예비숫자를 높이는 것을 자신의 권위와 체면을 살리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명예욕과 같은 이기심 말이다.

당간부는 행정경제운영과 관련해서 감독하고 통제할 수 있으며 총화도 할 수 있는 합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 따라서 생산 경영활동에 대해 이러저러한 요구를 할 수 있지만 그 결과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 일의 성과는 당간부들이 유리한 쪽으로 해석된다. 당간부들이 부풀린 생산계획을 어떻게 해서 잘 달성하면 “김정일 장군님의 사상과 의도대로 당위원회가 지도를 잘 했기 때문에 달성한 성과”라고 대중 앞에 우상이 된다. 반대로 생산계획을 수행하지 못하면 상급 당으로부터 어느 정도 비판을 받는다 해도 담당단위에서는 사상투쟁을 벌려 행정간부 몇 사람 좌천시키고 근로자들을 닦달질하면 그만이다.

계획이 실패하였을 때 당간부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은 장군님에 대한 충실성이 부족한 것이고,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혁명에 대한 무책임성이다.”
결국 결과가 좋지 않으면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행정관료나 밑바닥 노동자만 죽는 것이다. 세상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를 북한의 당간부들은 당당하게 하고 다닌다.

당간부들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으면 여러모로 피곤해 진다는 것을 행정간부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당간부들이 하자는 대로 그냥 따라간다. 계획작성 단계에서 행정 간부들이 당간부와 다투는 경우도 있지만, 당간부들의 요구에 불응하면 김정일 장군님에 대한 충실성이 없다고 밀어붙이기 때문에 결국 두 손을 들고 만다. 그 말 앞에 당할 사람은 북한 땅에 없다.

북한에서 생산계획 작성의 2단계는 국가계획위원회가 통제숫자로 작성하는 단계이다. 국가계획위원회에서는 당중앙위원회가 별도로 제시한 정책방향과 기본목표에 기초하여 통제숫자를 작성하여 당중앙의 비준을 걸쳐 다시 지구계획위원회와 행정위원회 계획부서를 통해 공장, 기업소에 하달된다. 이때도 역시 예비숫자 보다 높은 수준에서 수치가 정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당중앙에서 조사한 자료는 생산 기업소들의 생산능력보다 항상 높은 숫자다. 실제는 그만한 능력도 없으면서 무조건 ‘할 수 있다’고 보고를 올린다. 또한 북한의 생산계획은 현지에서의 생산능력보다는 수요량을 기준으로 작성된다. 실지 생산현장에서의 생산능력은 그 수요를 따라설 수 없을 정도로 낙후하다. 이때에도 돌파구는 ‘김정일 장군님에 대한 충실성’이다. 장군님이 ‘사랑하는’ 인민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무조건 수요량에 입각해 계획을 잔뜩 높여놓는다. 할 수 없는 일을 하려니 어쩌겠는가. 여기서 등장하는 구호는 이제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이다. 없는 것은 만들어 내고 모자라는 것은 찾아내어 맡겨진 계획을 무조건 수행하라는 것이다.

3단계에서 공장, 기업소에서는 국가계획위원회로부터 하달된 통제숫자에 따라 계획서 초안을 높지도 낮지도 않은 평균 숫자로 작성하여 지구계획위원회와 지방행정위원회에 다시 제출한다. 지구계획위원회와 지방행정위원회에서는 공장, 기업소들에서 제출된 계획서 초안을 모두 종합하여 국가계획위원회에 제출한다. 현실적으로 약간 조정된 목표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3단계에서 평균 숫자로 계획을 세웠다해도 역시 높은 계획 숫자다. 초기부터 생산계획을 높이 잡았고 또 2단계에서도 초기생산계획보다 높이 잡았기 때문이다.

4단계는 국가 계획위원회가 당중앙위원회의 최종검토와 최고인민회의 승인을 받아 공장, 기업소에 법적 과제로 하달한다. 이때부터 계획지표는 ‘법적 문서’로 활용된다. 계획수행을 하지 못하면 법으로 다스린다는 말이다.

기업소의 생산계획지표는 당간부들이 1단계에서 4단계에 이르기까지 충실성만을 강조하며 잔뜩 높여 놓았기 때문에 공장, 기업소의 생산능력으로써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받아 안게 된다. 행정간부들은 법적 계획을 안고 각 직장들과 작업반들에 일별, 월별, 분기별, 지표별로 세분화하여 계획을 할당하게 된다. 결국 엄청난 생산과제가 근로자들에게 주어진다. 근로자들은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랬다는 식으로 근로의욕을 잃고 만다. 행정일꾼들은 또 그들대로 근로의욕이 없는 근로자들을 바라보며 명령식으로 관료주의를 부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된다.

위와 같이 행정을 대행하는 당간부들의 월권행위는 생산관리 부문만이 아니라 기업관리 전반에 걸쳐 모순에 모순을 낳는다. 이 모든 것이 북한에서 만병통치약으로 통하는 ‘김정일 장군님에 대한 충실성’때문이다.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남의 탓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네 탓’이라는 말은 북한의 당간부들에게 가장 접합한 말이라고 하겠다. 당간부들은 자신들의 월권행위로 생산활동이 엉망이 되도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 생산계획을 수행하면 생산계획 수행에 대한 당적지도를 잘 한데 따른 결과라고 하면 되고 또 수행하지 못하면 행정간부들이 일을 잘못했다고 둘러대면 그만이다. 당이 행정을 짓누르고 행정관리들이 근로자들을 깔아뭉개는 겹겹의 내리먹이기식 세도, 관료주의체계는 생산 기업소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북한이라는 국가의 권력을 통째로 거머쥔 조선노동당 총비서 김정일은 더욱 노골적이다. 1995년 혹심한 식량난으로 수백만의 주민들이 굶어죽고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의 관리 운영 등 북한의 전반적 경제가 파산되자 김정일은 그 책임을 당정책 집행에 대한 중간층 간부들의 책임으로 돌렸다. 다시 말해서 김정일 자신이 지시한 당적지도, 당정책은 옳았는데 수행하는 간부들의 그릇된 사업태도 때문에 나라의 경제가 파산됐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김정일은 농업비서 서관히를 비롯한 수많은 행정지도 간부들을 간첩으로 몰아 처형하였다.

북한에서 김정일의 유일적 지도체제가 곧 법이고 명령이라는 것은 어린 아이들도 알고 있다. 따라서 중간층 간부들이라고 해도 철저히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무슨 중간층 간부의 잘못이란 말인가. 이들의 잘못이라면 김정일의 지시를 너무도 잘 다른데 있을 뿐이다. 따라서 처형당했어야 할 사람은 당의 행정관료들이 아니라 김정일이다.

당간부에게 아첨하지 않으면 살기 힘든 사회

간부선발 원칙
북한 주민들은 어려서부터 당간부가 되기를 희망하고 보위부, 보안부와 같은 독재권력기관에서 근무하기를 적극 희망한다. 또 이것도 안되면 ‘장(長)자리’(작업조장 이상의 책임자를 이르는 말)라도 하나 얻어야 살만한 가치를 느끼는 사회가 북한이다. 권력형 사회이기 때문이다.

당의 간섭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살 것인가 아니면 당의 지시를 전달하고 개별적인 주민들을 감독, 통제하며 권위적으로 살 것인가, 둘 중 하나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당의 간섭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살기를 원한다면 당간부들에게 비굴할 정도로 잘 보여야 한다. 당간부라 할지라도 자신보다 상급당 간부 앞에서는 살 얼음장을 걷는 심정이다. 그래도 일반 주민들 보다 조금 나은 편이다. 비록 상급간부에게는 비굴할 정도로 아부를 해도 하부 사람들에게는 감독, 통제하는 권위적인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주민들은 당의 간섭을 모면하기 위해서 당간부가 되기를 희망한다. 당간부가 북한에서는 가장 권위적이고 안정적이며 육체노동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간부들에게는 △행정 및 근로단체 간부 선발 △경제계획 작성 및 수행총화 비준 △노동당 입당 대상 선발 △당적 분공 및 생활총화 △각종 우상화 정치행사 동원 △군사훈련 등 주민생활 구석구석을 감독, 통제 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이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권위를 갖는 부분은 행정 및 근로단체 간부 선발이다. 북한에서 주민들에게 선전하기로, 간부 선발 원칙은 첫째로 김정일에 대한 충실성, 둘째는 지식수준, 셋째로는 당성(黨性)을 본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김정일에 대한 충실성을 첫째로 보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두 번째로 밀린다. 김정일에 대한 충실성은 종이 한 장 차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공식적인 간부선발 기준에 있지도 않은 ‘출신성분’이 첫째의 조건이다. 그 다음으로 김정일에 대한 충실성, 당성이 뒤를 잇는다. 공식적으로는 ‘지식수준’을 두 번째로 본다지만, 실제 간부선발에 있어서는 이것을 맨 나중 정도로 본다. 대단히 똑똑하다면 모를까, 웬만해서는 학업성취도나 직무능력 같은 것은 다 그만그만하게 본다.

당기관에는 당 및 행정 간부들의 선발을 위해서 중앙당으로부터 시, 군, 2급 기업소에 이르기까지 간부 선발 부서를 설치하고 운영한다. 그 이하 기업소, 협동농장에서는 초급당위원회가 이와 같은 사업을 진행하게 되어있다.

북한의 주민들이 간부들을 일컬으며 ‘비서국 대상’ 또는 ‘간부과 대상’ 이라고 부르는 말은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당중앙위원회 비서국에서 비준하여 배치한 간부이면 비서국 대상이 되고 시당, 군당, 공장 기업소의 간부과에서 선발배치하면 간부과 대상이 된다.

비서국 대상은 주로 2급 기업소 이상의 당일군, 지배인들이 해당된다. 간부과 대상은 지방 기업소 당비서, 지배인, 당 및 행정관리(지도원), 교원(교사), 협동농장의 초급당비서, 관리위원장, 당 및 행정관리(지도원)이 해당된다. 또한 생산직의 직장장, 작업반장, 작업조장 및 분조장은 기관 기업소의 초급당위원회에서 선발 배치한다. 이러한 선발은 지인을 통하거나 사업능력에 따라 승진하는 경우도 있지만 당간부들에게 얼마나 잘 보이는가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다.

근로단체 간부선발 역시 당간부들의 몫이다. 북한의 근로단체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30세 이상의 직장인들로 구성된 직업총동맹, 농업근로자동맹(직맹), 민주여성동맹(여맹) 등이 있다. 출신성분이 좋아서 자연히 간부임용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평범한 사람들은 당간부에게 아부하지 않고서는 쥐꼬리만한 근로단체의 간부자리도 가질 수 없다. 북한에서 간부 자체는 타인을 지배하는 권력의 상징이기 때문에 어떤 자리가 되었든 누구나 간부가 되기를 원한다.

북한에서 간부가 되자면 입당(入黨)이 선결 조건이다. 입당 대상자 선출 또한 당간부의 권한이므로 당간부에게 충심으로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북한의 근로자들은 행정간부에게는 눈살을 찌푸리고 당간부에게는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등 이중성을 발휘한다. 당간부들은 이와 같은 주민들의 의식을 역이용하여 월권행위를 일삼는다.

각종 우상화 정치행사 동원을 통한 권력시위
당간부들의 권력 가운데 하나는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를 위한 행사에 주민들을 동원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당간부와 행정간부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대립이 양산되기도 한다.
행정간부들은 기업소에 하달된 생산과제를 수행 할 법적 책임이 있다. 따라서 가능한 생산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아득바득 애를 쓴다. 당간부들은 여기서도 타산을 앞세운다. 행정 간부들의 의지대로 근로자들이 생산활동에만 집착한다면 자연히 당간부들의 영역에서 멀어진다. 이해 타산이 밝은 근로자들은 자연히 행정간부들의 주위에 뭉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한 수법은 생산활동과는 별도로 정치행사를 많이 만들어 당간부의 권위를 내보일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행정간부들은 당간부들이 근로자들을 생산활동에서 떼어 내어 우상화 정치행사에 동원시키는 것이 결코 달갑지 않을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분초를 아껴도 부족할 판에 전혀 생산성도 없는 일에 금쪽 같은 시간을 뺏어가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런 심정을 조금이라도 내비칠 수는 없다. 잘못하다가는 정치범으로 걸려 다치거나 괘씸죄에 걸려 좌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행사는 다양하다. 우상화를 위한 학습, 강연회, 생활총화, 김일성, 김정일 사적물 건설, 전쟁준비를 위한 군사시설물 건설, 교도대, 적위대 군사훈련, 사회동원, 김정일에게 자금을 마련하여 바치는 충성의 외화벌이 운동 등 생산활동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을 무수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 행정간부들은 안타까워도 내심으로만 발을 동동 구른다.

전쟁준비를 위한 우상화 시설물 건설과정에 나타났던 하나의 실례를 들어보자.
1993년 북한의 핵사찰 거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 및 미-북간 마찰이 심화되면서 북한정권은 주민들에게 전쟁분위기를 한껏 고취시켰다. 그 조치 가운데 하나가 김일성, 김정일의 사적관 및 혁명역사연구실에 전시된 사적물과 사진들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방공호(防空壕)를 만들라는 것이다.

이 사업은 북한의 200여 개 시, 군, 4000여 개 리(里)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방공호는 건물에서 가장 가깝고 신속하게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위치에 땅을 깊숙이 파고 만들라고 했다. 그것도 외벽은 철근 콘크리트로 다지고 방수처리도 하고 철문까지 달아 그 어떤 폭격에도 끄덕 없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이와 같은 공사를 동시에 벌이려 하니 수많은 인력과 시멘트, 철근이 필요했다. 당간부들이 공사를 벌일 수 있는 인력과 자재를 내놓으라고 하니 행정간부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계획에 없던 공사이고, 또 자재가 없어 생산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형편인데 말이다.
당시 함경북도 새별군 어느 협동농장에서 있은 일이다. 방공호 공사 문제로 리당비서와 관리위원장 사이에 충실성 시비가 일어났다. 리당비서는 방공호 공사에 노동인력은 물론 질 좋은 시멘트, 철근을 보장하라고 했다. 관리위원장은 노동인력은 동원시킬 수 있어도 시멘트와 같은 자재는 요구대로 보장할 수 없다고 답했다. 농장에는 강도 높은 고(高)마르까(Mapka ; 석재, 몰탈, 콘크리트, 강철과 같은 건설자재의 세기를 나타내는 기준) 시멘트가 없기 때문이다. 농장에 확보하고 있는 시멘트는 강도 낮은 저(底) 마르까 시멘트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공사를 안 할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농장에서 확보하고 있던 저마르까 시멘트로 공사를 진행했다.

리당비서는 이 문제를 가지고 김정일 장군님에 대한 충실성이 부족하다고 당회의에서 관리위원장을 비판했다. 관리위원장도 뒤질세라 할 소리가 있다고 반박을 했다. 점차 언성이 높아지고 잘했네 못했네 인신공격까지 하는 등 다툼이 벌어졌다. 훗날 이것은 두 사람 사이의 권력다툼으로 번졌다.

관리위원장은 생산계획이 촉박하다고 노동인력을 내놓지 않으려고 했고 리당비서는 각종 우상화 행사를 조직하여 노동인력을 마구 떼어냈다.리당비서는 생활총화 때마다 생산계획을 담당한 총책으로서 계획에 미달한다고 관리위원장을 비판했다. 또 당적 분공을 줘도 관리위원장의 능력으로는 집행하기 어려운 과제를 주어 궁지로 몰아넣기에 몰두했다.

북한의 생산단위들에서 계획과제를 수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위에서 이야기하다시피 생산계획도 실정에 맞게 세워지지 않았고 자재, 설비의 낙후로 악조건을 갖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에서 리당비서와 대결하는 것이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관리위원장 역시 모르는 바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관리위원장은 행정권력을 이용하여 초급당비서가 나서지 못하게 이모저모 노력했다. 리당비서에게 공급되는 생활물자들을 규정대로 공급하는 등 원칙적으로 물질적 대응을 했다. 그러나 이해관계를 따져가며 권력에 억눌려 살아가는 근로자들은 최고권력자인 리당비서에게로 집중됐다. 결국 관리위원장직에서 해임되어 고향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와 유사한 경우는 협동농장에서만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기관 기업소는 물론 군부대, 보위부, 보안부 그 어느 부분에나 할 것 없이 발생하는 당과 행정간의 사회적 모순이다.

북한사회는 김정일의 우상화 정책으로 망한 나라이다. 앞서 말한 바 있듯 북한이 단순한 일당독재 사회였다면 1980년대 후반 동구권 사회주의가 무너질 때 함께 무너져 1990년대 중반 북한 주민들의 비극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김정일의 핵놀음 앞에 세계가 불안에 떠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북한의 조선노동당 깃발은 망치와 낫, 펜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 노동자, 농민, 인텔리를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 조선노동당은 김정일 개인의 당일 뿐이다. 조선노동당의 운영원칙은 민주주의중앙집권제나 당의 규율에 의해서나 아니라 오로지 김정일의 지시·명령 하나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우리가 누차 주장하는 것이지만 북한문제는 복잡하면서도 단순하다. 김정일만 제거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