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민주화네트워크

제3기 북한인권포럼 紙上講座 2

북한민주화 어떻게 가능한가

황장엽 | 前 조선노동당 국제담당 비서

이번 강연의 주제가 북한민주화가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것인데, 이 제목에 꼭 맞춰서 이야기하겠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평소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간단하게 하고자 합니다. 지금 일부 사람들은 “북한을 민주화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독재가 붕괴되고 인민들이 민주주의적으로 각성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소련도 다 붕괴되지 않았는가. 그냥 둬도 붕괴돼서 자유민주주의로 나갈 것은 뻔한데 서두를 필요가 있는가? 괜히 북한을 건드렸다가는 전쟁이나 일어난다. 뭐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는가. 북한을 얼르면서 원조를 줘 나가게 되면 자연히 민주주의적으로 변화 될 것이 아닌가. 서두르는 사람들은 전쟁을 불러오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북한의 김정일 독재체제를 제거하려는 사람들은 전쟁을 하자고 하는 사람들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난들 전쟁하고 싶은 생각이 있겠습니까?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성취하기 위해 여기에 왔는데…….

내가 김정일 체제를 붕괴시켜야 한다고 하면 ‘전쟁을 고취한다. 냉전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이것은 아주 철없는 생각입니다. 냉전이라는 것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공연히 냉전적 사고니 뭐니 하면서 공론을 일삼고 있어요. 그리고 김정일은 민족공조를 이야기하는데 그렇다면 6.25 전쟁 때는 우리가 한 민족이 아니었습니까? 이건 현실을 너무 모르는 탁상공론일 뿐이에요. 그저 돈이나 갈취하기 위해서 떠드는 것을 가지고 큰 진리로 생각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 노릇입니까?

공산주의 이론이라는 것은 계급투쟁 이론입니다. 계급투쟁이론, 한 민족 안에서 제일 험악한 것이 계급투쟁입니다. 한 민족뿐만 아니라 한 가정 안에서도 계급적 입장이 다르면 무자비하게 타도하라는 것이 바로 계급투쟁의 원리입니다. 이런 사상을 가지고 민족화해를 이야기하는 김정일과 화해해서 달라질 게 뭐가 있습니까? 화해하고, 협력하고, 양보하고, 원조해 주면 달라집니까? 과연 북한의 독재 붕괴가 화해에서 오겠습니까?

이 개명천지에 300만이 굶어 죽었습니다. 그 원인은 독재 자체에 있습니다. 김정일이가 다 굶어죽게 만들었던 겁니다. 지금 붕괴되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김정일 스스로가 붕괴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꾸 원조를 주는 것은 그 붕괴를 연장시키는 것이고 저지시키는 것밖에 안 됩니다. 난 여기에 내려 올 때만 해도 ‘5년만 되라, 5년 이내로 망하게 될 텐데’라고 생각했는데 와 보니까 정세가 다르더라고.

그런데 지금 근본적인 현상을 보세요! 김정일 체제가 붕괴되는 것이 우리가 원조를 해서 붕괴되는 것입니까? 김정일이 자체가 다 굶어 죽이고 다 탈북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이건 다 김정일이가 하는 일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김정일 체제 자체를 가만 놔두면 붕괴되겠는가? 물론 오래가면 되지요. 오래가면 돼. 한 100년 가거나…… 김정일이 죽으면 유지 못합니다. 저 제도를 만들어 놓은 건 김일성이 아니라 김정일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꾸 후계자문제를 말하는데 후계자문제는 걱정할 필요 없어요. 그런 사람의 후계자까지 걱정 해줄 필요가 있습니까? 누구도 후계자가 있을 수 없어요. 그리고 있을 수도 없어요. 누구도 그걸(북한) 유지할 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김정일이라는 독재자는 이런 면에서는 탁월해요. 독재제도를 만들고 유지하고 무자비하게 해나가는 통치 능력 하나는 탁월합니다.

그래서 내가 늘 이야기하는 게 김정일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시시한 소리들을 하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단 한마디로 말하면 인민의 정치가로서는 제일 ‘꼴찌 낙제생’입니다, 그러나 독재자로서는 ‘우등생’이단 말입니다. 나도 옆에서 볼 때 ‘저 사람이 어떻게 저런 생각을 다하고 있는가’ 하고 감탄한 때가 많았습니다. 역사는 독재가 허물어지고 민주주의가 승리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건 큰 원칙이고, 큰 목적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곧바로만 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지금 여기서 몇 해 어간에, 내가 여기 와서 거의 7년이 다 되어 가는데 북한에서 변화가 있지만 그 변화는 벌써 시작됐던 것입니다. 협력, 화해의 정책이 나오기 전부터 시작된 겁니다. 그런데 그 변화의 속도에 비해서 우리가 기대하는 남한의 변화는 얼마나 있는가, 북한은 사실상 그런 의미에서 자체의 원인 때문에 변화돼 나가는데 그 변화 속도를 자꾸 더디게 만들고 그 멸망을 계속 연장시켜 나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냥 놔두면 그렇게 된다는 거예요. 사실이 그렇지 않습니까? 북한에서는 독재 자체가 변화된 것은 없습니다. 변화됐다고 하면 최소한, 예를 들어서 정치범 수용소에 한 20만 명이 들어가 있는데 매일 수천 명이 죽어나가지만 계속 만원입니다. 이런 것들이 없어져야 할 것이 아닙니까?

그리고 수십만이나 되는 탈북자들에 대한 대우도 달라져야 할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도 계속 못된 짓을 하는 건 뭡니까? 젊은이들은 군대에 13년 동안이나 끌려가서 김정일을 위해 죽는 연습만 합니다. 거기서 그칩니까? 군대에서 끝나고 나오면 또 집단적으로 탄광이나 광산에 보내서 일을 시키고 있습니다. 일생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거예요. 이보다 더 큰 인권유린이 어디에 있습니까? 여기선 군대 이태(2년) 동안만 복무해도 길다고 하는데 13년 동안이나 해 가지고선, 그 다음에 나오게 되면 고향에 안 보냅니다. 고향에 보내게 되면 마음이 달라진다고. 고향에 가 보게 되면 ‘엄마가 굶어죽었다, 누가 굶어죽었다’ 자꾸 이런 소리가 들리니까, 마음이 달라지니까 집단적으로 탄광이나 광산에 보내서 또 일생을 망치게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사회가 변했다고 하면 그래도 먹는 문제를 해결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또 조금이라도 활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뭐가 있어요? 계속 빌어먹고 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자면 그래도 사회주의 협동농장 제도를 개인농으로 바꿔야됩니다. 중국도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습니까?

사정이 이런데 도대체 뭐가 달라졌다고 합니까? 이런 것도 안 했는데……. 소 떼를 몰고 가서 달라졌다? 뭐가 달라졌습니까? 소 떼를 몰고 갔다면 북한에서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거 남조선의 애국적인 기업가가 장군님께 소를 선물로 바치러왔다’ 진상하러 왔다는 겁니다. 또 금강산에 갔다 오면 뭐가 달라지는 게 있습니까? 산이나 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소? 거기에 외화가 들어가면 몽땅 김정일이한테 들어갑니다. 거기서 무슨 내각이 어떻다고 하는데 전부 거짓말입니다. 여기 와서 보면 그거 뭐던가 ‘아세아태평양위원회’도 다 유령단체입니다. 전부 다 당이 하는 것이고 김정일의 직속으로 되어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과 같은 약간의 변화는 김정일이도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농지개혁은 하자고 그럽니다. 이런 것은 자기의 독재 지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거 만약에 농지개혁을 했다고 해서 ‘아! 이거 자본주의 넘어갔다. 독재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히틀러 때는 시장이 없었습니까? 그때 히틀러 사회는 자본주의였어요. 그때도 그런 것들은 빈농민이 많아지면 혁명이 일어난다고 하니까 자작농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자체는 독재에 영향을 안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아직 그것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자꾸 변하고 있다고 하면 도대체 뭘 말하는 것입니까?

가장 절실한 민생문제도 변한 게 없지, 인권에 관한 것도 변한 게 없지, 이번에 대구에 와서 우는 거 봤죠? 그게 제정신이요. 김정일이 초상화 비 맞는다고 우는 애들이 정신을 가진 애들이요? 정신까지 완전히 빼앗았다고…… 그것들이…….

도대체 뭐가 변하고 있다는 말입니까?
변했다면 그건 당의 독재가 군사독재로 변화했습니다. 그전에는 당의 독재를 하면서도 총괄적인 독재가 극심했지만 그래도 사상을 앞세웠습니다. 기본은 사상적인 독재고 폭력이 뒤따라간 겁니다. 그런데 군사독재는 폭력을 앞세우고 사상이 뒤에서 안받침 하는 겁니다. 그게 무슨 변화요? 개악이지. 독재가 더욱 개악된 것이지 무슨 변화가 있소? 당이 거짓말만 하고 기만의 방법만으로는 안 되니까 폭력의 방법을 앞세웠단 말입니다. 이게 당의 독재로부터 군사독재로의 이행입니다.

난 변화를 여기서(남한) 보고 있습니다. 난 여기를 믿고, 여기를 조국으로 생각했어요.
난 망명이라고 해서 그런 말에 처음부터 반대했어요. 여기에 정부가 있는데 무슨 망명인가?
그 때 명지대학교 이사장이 나를 지지해 주었어요. 명지대학교 이사장이 내가 남한에 온 것이 망명이 아니라고 논문을 썼더군요. ‘난 망명이라도 좋고, 뭐 망명이면 어떻고 귀순이면 어떻고 나야 나대로 있는 거야. 이제 이름을 달리한다고 해서 달라지는가. 큰 관계는 없는데, 난 처음부터 망명이 아니다 여기가 조국이라는 말이다.
미국 가서 망명정부를 세우라고 하는데 무슨 망명정분가. 여기 대한민국이 있는데.’

그런데 여기가 동요하고 있습니다. 변하고 있어요. 저기서 옷을 벗게 되는 것은 내부에서 균이 들어가서 썩어서 그런 거지 외부에서 어떻게 해서 벗는 게 아닙니다. 북한의 붕괴는 내부에서부터 일어나는 것이지 여기서 도와줘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고…… 옷을 벗는 것은 오히려 여기 사람들이 벗고 있어요. 적을 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니까. 여기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다. 자! 내가 여기 처음 올 때만 해도 김정일을 깔보고 북한의 제도가 나쁘다고 자꾸 이야기 했는데 지금 와서 청년들 가운데서 15%, 20% 자꾸 김정일을 좋게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김정일을 마치 영웅시하고 있어요. 왜 그걸 그렇게 무서워 할까? 독재를 증오부터 해야 하겠는데 무서워부터 한단 말입니다. 이게 얼마나 잘못된 일입니까? ‘파병이다, 군대에 보낸다.’ 아, 군대에 가는 게 무슨 관광이요? 테러를 반대해서 가는데, 테러에 대해서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면 전술을 써야 하는데, 테러에서 공격을 받을수록 더 증오하고, 더 군대를 보내고, 더 철저하게 이겨내야 겠다고 생각해야 되겠는데, 자꾸 그걸 가지고 어떻게, 어떻게 해야 되겠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이게 얼마나 한심한 짓입니까? 만약 테러를 반대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 잘못이고 독재를 강화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나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건 테러를 반대한다고 말로만 하고 테러만 일어나면 벌벌 떨고, 이게 무슨 민주주의입니까?
적이 악하게 나오면 악하게 나올수록 그를 더 증오하는 투지를 키워야지…….

대체 우리가 변화돼 가고 있는 근본원인이 어디에 있소?
그것은 무서워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요? 무서워하는데, 그 무서워한다고 하면 창피한지, 오히려 ‘강하기 때문에 도와준다?’ 그런데 왜 벌벌 떱니까? 여기만 떠는 게 아니라 일본 사람들도 떱니다.
무엇 때문에 김정일을 찬양합니까? 그런 초라하고 이기적인 독재자를 찬양해서 무얼 하겠다는 겁니까? 비행기 납치범이라는 것이 위험하기는 하지만 도대체 무슨 존재요. 테러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테러가 국가역사를 바꿔 놓은 적이 있습니까? 민주주의 역량이 단결하면 독재는 보잘것없는 역량인데, 왜 자꾸 그걸 대접해주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걸 대접해서 상당히 큰 나라도 찾아와서 이걸 어떻게, 어떻게 하자. 이렇게 해서 김정일의 몸값만 올려주지 않습니까? 왜 그런 보잘것없는 인간을 무서워합니까? 왜 악한 것과는 증오하고 싸울 생각을 하지 않고 무서워하는가 말입니다.

이번에 진리의 하나인 이것만은 똑똑히 인식해야 되겠습니다.
‘우리 한국이나 일본이 변화되는 근본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적을 무서워하는데 있다.’
김정일은 바로 그걸 노리고 핵무기다, 화학무기다 하고 자꾸 떠들어대는 겁이다.
그렇게 해서 김정일이 쓸 수 있습니까? 왜 안 쓰겠습니까?
300만 이상을 맘대로 굶어 죽인 놈이 우리 남한 사람들을 동정해서 안 쓰겠습니까?
소련이 그렇게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못 쓰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을 쓴다고 하면 세계가 가만 있겠습니까? 김정일은 자기가 당장 망한다는 것을 더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왜 자꾸 두려워만 하고 있습니까? 실력이 있는 미국하고 더 단결하고 계속 압력을 가해 나가면 독재는 자연히 멸망하고 말겠는데…….
멸망하는 원인은 자체 내부에 가지고 있고 지금 멸망하고 있고 붕괴되고 있는데, 독재자를 도와주지만 않으면 되는 것인데…….
실제로는 겁이 나는데, 겁이 안난 척 하면서 ‘난 겁이 없어. 우리가 강하기 때문에 북한을 도와주는 거야. 도와 줘서 끌어 당겨서 민주주의적으로 만들자는 거야’

말이 안 됩니다. 그렇게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김정일은 다 멀리 내다보고 있어요. 그러니까 어디 가서 붙는가? 왕청같이 김정일의 동맹국인 중국에 가서 ‘아 거 김정일이를 설복해서 우리 보복하지 않도록 해주십쇼.’ 중국은 바로 그걸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걸 생각 못합니까? 좀 생각해보세요. 중국이 김정일과의 관계에서 얻는 게 뭐가 있습니까?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 건 하나도 없고 부담만 됩니다. 그렇다면 정치적으로 이익이 되는 것이 있습니까? 아무것도 없어요. 탈북자들이 자꾸 넘어와 복잡하게 만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김정일을 왜 버리지 않겠습니까? 내가 저기서 국제비서를 할 때 김정일이 밤낮 사람들을 모아 놓고 중국 욕만 해요. 그런 걸 중국 사람들도 다 압니다. 중국 사람들이 김정일이 개인은 싫어합니다. ‘그 놈은 아주 망종이고 그 놈은 아주 못된 놈’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버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 끌어당기려고 합니다. 뭣 때문에 그러겠습니까?

중국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이 안 되는 일을 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슨 이익을 추구하는가? 기본은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미국을 근본적인 경쟁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강택민이 늘 ‘기본은 미국이다. 일본은 아무것도 아니다. 요놈은 간에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기 때문에 아무 것도 안돼. 기본은 미국이다. 핵무기를 가지고 미국을 견제하고, 핵무기를 가지고 남한을 자꾸 위협하고, 일본을 위협하면 남한은 중국에 와서 자꾸 구걸한다. 그러면 꿩 먹고 알 먹기다. 북한도 끌어당기고 남한도 중국에 끌어당기고, 미국하고는 멀어지게 되고 일본도 자꾸 겁이 나게 되면 나중에 중국에 와서 머리를 숙이고 달라붙게 된다. 그러면 일본과 미국관계를 떼 놓는다.’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까?

이제 한 10년 더 있어 보세요. 그러면 중국의 위력이 더 강화되고, 러시아의 위력도 더 강화됩니다. 그러면 미국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이나 한국에서 북한을 두려워하는 것과 함께 친 중국적인 것들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젊은 사람들이 연애를 하다가 다른 사람과 친해지게 되면 그건 한 사람은 떨어지기 마련이지요? 한국이나 일본이 중국하고 친해지면 미국하고 떨어져야지, 미국하고 떨어지면 중국이 누굴 내세우겠습니까? 그때 가서도 한국이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한국 제도대로 통일을 시키겠습니까?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 생각은 이렇습니다. 내가 공산주의를 신봉할 때는 이렇게 생각했을 게 뻔 합니다. 무조건 북한을 자꾸 욕을 하지만 북한을 주도로 통일을 해가지고 몽땅 중국이 통치하자! 이렇게 생각하지요. 그런 감정이 있겠습니까, 없겠습니까? 그런 감정도 내다 봐야 한다는 겁니다. 한 가지 감정만을 절대화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민주화하는 문제가 다만 북한에 있는 주민들을 해방하기 위한 문제만은 아니요. 우리의 민주주의 제도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입니다. 지금 투쟁은 북한과 우리와의 투쟁을 단순히 북한과의 1:1투쟁으로 봐서는 안 됩니다. 북한은 국제적인 독재세력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현재 중국까지 국제적인 독재국가라고 단정하기는 곤란합니다. 독재와 민주주의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지금 현재 상태에서 중국의 발전정도에 맞는 의미에서는 중국을 독재국가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전 세계적 범위에서 볼 때 독재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는 세력은 다 중국을 지지하고 중국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런 감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꼭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유리할 때, 아직은 우리가 결정적으로 유리합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민주주의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지금 현재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것이 진보적입니다. 진보를 발전시키는 방향이 진보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조직화되지 않고 의식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만 내버려두고, 적을 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싸우지 않을 때 더 빨리 변화 될 수 있습니다. 난 그게 걱정스럽습니다. 그 때에 가서는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이런 모임을 가지고 일하는 것도 우리가 민주주의를 수호해서 빨리 우리가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야 하겠다는 것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이 그저 말이나 쨀쨀하면서 돌아다니는 겁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거 계속 주장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까? 그건 개인 이기주의이고 자유방임주의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민주주의란, 인민의 행복을 위해서 발전하고 도움이 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이 일인당 국민소득이 만 달러 수준도 안 되는데, 빨리 2만 달러 수준이라도 올라가야 되겠는데 그걸 안하고 계속 시끄럽게 구는 것이 민주주의입니까? 우리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을 과연 민주주의의 과정으로 봐야합니까? 그 원인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것은 적과 타협하는데 있습니다. 적의 간첩이 와도 그걸 민주주의자로 취급하고, 그렇다고 싸울 생각은 하지 않고 동정하고…… 말이 나온 김에 내 한마디 하면, 지식인이라 자처하면서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이 제일 나쁜 근성입니다. 그저 조금 듣기나 했지 실지 공산주의를 체험해 봤나? 싸워 봤나? 목숨을 내걸고 진리를 탐구해봤나?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공론을 일삼으면서 남을 평가하기는 좋아합니다. ‘이 사람에게는 이것이 좋고 이 사람에게는 이것이 부정이고…… 자기는? 나는 진리야.’ 스스로는 진리로 평가하는 겁니다. 기본이 부족한 것이지요.

‘간첩, 간첩도 좋은 점이 있다. 그것도 동정할 만하다.’ 그래서 객관주의적 입장에서 이것도 이런 결함이 있고, 저것도 이런 결함이 있고 하면서 중간에서 어느 편도 아닌 것처럼 말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나쁜 편을 드는 셈이 됩니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적들이 와서 총구를 갔다대면 먼저 도망갑니다.

역사는 새것과 낡은 것이 교체되면서 발전하는데 그게 세대교체이기도합니다.
그러면 세대교체라는 것이, 새 세대는 다 좋고 낡은 세대는 다 나쁜가.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여기 사람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65세건 그 이상이건 능력에 따라서 일을 해야 될 것 아닙니까?

새 세대들에 대한 교양을 안 해가지고, 자기들의 결함을 모르고 ‘세대는 교체 됐으니까 할 수 없어’ 한단 말입니다. 세상에 완전무결하게 옳은 것도 없고 완전무결하게 나쁜 것도 없습니다. 김정일을 내가 자꾸 욕하지만 김정일대로 좋은 점이 있습니다. 도적놈은 도적놈대로 좋은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옳다고 할 때는 그걸 지지해야 합니다. 그걸 판단하지 못하고 이것도 조금 나쁘고 저것도 조금 나쁘고 하다보니까 어느 게 나쁘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판단이 안 됩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이런 사람들의 말을 믿어서는 안 돼요. 그것이 무슨 전문가요, 뭐요 하면서 자꾸 그런 소리들을 하는데 그건 아예 믿지 말아야 합니다.

북한을 민주화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해요.
우리는 ‘독재냐? 민주주의냐?’ 할 때 민주주의를 앞세워야 합니다.
미국도 결함이 많지요. 그러나 미국이 지금 이라크의 후세인 독재를 전복시키기 위해 싸웠다면 미국이 옳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소리 하면서 공연히 미국을 반대하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는데 민주주의를 떠나서 우리 한국의 운명을 생각할 수 있습니까? 지금 북과 남의 차이가 천지 차이로 됐는데 어디서부터 비롯되었겠습니까? 하나는 민주주의 길로 나갔고 하나는 독재의 길로 나갔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생명과 같은 것입니다.

사람의 힘은 세 가지 있습니다.
정신적 힘과 물질적 힘과 사회적 협력의 힘입니다.
먼저 정신적 힘을 우리가 키우고 적을 정신적으로 무장해제 시켜야 합니다.
이걸 앞세워야 되는데 미국 사람들이 이걸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자꾸 이라크에서와 같은 반미 시위가 일어나고.

둘째로 해야 될 일은 사회적 협력의 힘을 우리는 강화하고 적은 약화시켜야합니다.
적을 고립시키고 내부를 와해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분열되고 고립된 물질적 힘을 단결된, 통일된 힘으로 최종적으로 공격을 해야합니다.
이것이 전략적 원칙입니다.
이 원칙에서 볼 때 우리가 먼저 인권문제를 가지고서 적을 자꾸 정신적으로 타격을 주고 다음에 중국을 떼 내서 고립시키고 그 다음 우리 민주주의 사상을 들여보내서 내부를 분열시키고 그 다음에 우리 평화유지군이 들어가면 됩니다.

그때 제일 먼저 호응해서 일어나는 것은 군대예요. 군대가 마지막까지 버티는 것이 아니라 군대가 제일 먼저 일어나요. 왜 그런가 하면 제일 많이 희생되는 것이 군대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을 민주화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해요. 그건 십분 가능한데 그걸 하기 위해서는 나도 배낭을 메고 북한에 들어가야 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우리 내부, 한국이 북한을 민주화하는 기지입니다.
한국을 위주로 해서 민주주의적으로 통일돼야 합니다. 여기에 기지를 만들어야 해요. 여기가 허물어지기 때문에 걱정이다 이겁니다. 여기만 튼튼하게 되면 대한민국을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사상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압도적으로 강화해 나가면 김정일은 저절로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럴 때 저절로란 말을 써도 괜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화는 가능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무슨 희생 있더라도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건 북한 주민들만의 과업이 아니라 우선 우리 한국의 민족적인 과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고립적인 관계로 봐서는 안 되기 때문에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공조를 강화해야 합니다. 단결된 힘으로 저 독재를 반대하는 투쟁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민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