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감춰진 수용소 (The Hidden GULAG)

“현대판 독일 ‘아우슈비츠’, 인간말살의 현장 북한의 ‘강제 수용소’를 고발한다.”

지난해 10월 국제 인권전문가인 데이빗 호크(61)씨가 ‘감춰진 수용소(The Hidden Gulag)’라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내 인권 상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데이빗 호크씨는 미국의 비영리 민간 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U.S. Committ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조사하기 위해 선임된 국제인권 조사관이자 운동가로 일해 왔다. 이 보고서는 한국어 판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으며 지난 1월 19일에는 데이빗 호크씨가 직접 한국을 방문하여 출간을 기념하여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을 방문하여 출판 기자회견에 참석한 데이빗 호크씨는 ‘감춰진 수용소(Hidden GULAG)’라는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동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북한의 인권문제, 특히 정치범 수용소 문제는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지속되어 온 문제이면서도 최근까지 그 실체에 대해 진상 규명이 체계적으로 이뤄진 적이 없었다”면서 “ 나는 수용소의 실체에 접근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보고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저자가 밝힌 데로 국제 사회에서는 북한정권에 의해서 자행되는 인권탄압에 대한 종합적인 진상규명 차원의 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았다. 특히 영어권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92년 탈북한 강철환씨의 프랑스어판 수기가 2001년에 나오면서 북한의 관리소, 교화소 등의 존재가 서방 세계에 처음 알려졌고, 일부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에 의하여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이 증언의 형식으로 전해지기는 했다. 그러나 영어권에서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언어와 내용전달의 한계로 그 의미가 생생하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었다. 당연히 인권침해 당사자들이 증언을 거듭해도 그 뜻을 정확히 이해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게다가 북한 정부는‘북한에 정치범 수용소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따라서 서방 세계는 탈북자의 증언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고 북한정권의 입장을 어떻게 고려해야 할지 혼선을 거듭 해왔다. 결국 일부에서는 "과연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와 같은 심각한 인권문제가 존재하겠는가?"하는 의구심을 표명하기도 했었다.

 북한의 강제 수용시설 문제를 국내외 전문가와 탈북자의 증언, 수용시설에 대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체계적으로 접근한 도서가 '감춰진 수용소(The Hidden Gulag)’이다. 그는 이 보고서 작성을 위하여 2002년 8월과 11∼12월, 그리고 2003년 2월 세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다. 방문기간 동안 북한인권관련 NGO를 면담하고 북한의 강제노동수용소에 수용되었거나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탈북자 50여 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 북한정치범 수용소를 찍은 위성 사진을 제시하여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실물로 확인 시켰다. 그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탈북자들의 주장과 진술을 반박하고 무력화 시 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엔관계자들, 유엔인권위원회의 대표, 국제엠네스티(AI) 또는 인권감시협의회(HRW)와 같이 널리 인정 받는 NGO들을 받아들여 현장을 확인하여 탈북자들의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것뿐이다"고 지적했다.

저자 데이비드 호크(David Hawk) 는 누구인가?
데이비드 호크는 근 40년 가까이 국제 인권문제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데이비드 호크는국제 인권 조사관으로 전 세계를 충격과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크메르 루즈와 르완다 대학살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호크는 1996년에서 1997년까지 유엔인권 고등 판무관실 캄보디아 사무소 책임자로 활동했다. 1980년 대 초반과 중반에 크메르루즈 대학살에 관해 조사하고 연구했으며, 콜럼비아 대학 인권연구소와 협력하여 최초로 대학살 당시의 수감자 처형사진과 관련된 문서들을 출판했다. 1994년 8월에 미국난민협의회의 위촉을 받고 르완다 대학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르완다를 방문했으며, 같은 해 키갈리에 방문하여 조사활동을 벌였다. 그는 국제엠네스티 미국 지부장을 역임 했고 인권감시 협회 아시아 담당 자문위원을 지냈다. 한 평생 40년이 넘는 인권조사와 운동 경력의 소유자이다. 크메르 루즈나 르완다 대학살을 조사하고 여기서 발생한 인권문제를 국제적으로 알려오는데 탁월한 역할을 했던 그의 이력은 북한정권에 의하여 자행되는 인권유린의 본질적 특징을 밝혀 내는데 남다른 기여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호크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본질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르완다에서는 3개월 동안 집단학살이 이루어졌고 캄보디아도 3년8개월 동안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대부분 단기간에 대량 학살이 빚어진 경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북한 정부 수립 이후 60년 가까이 정치범 수용소가 유지돼 왔다는 점이 큰 차이다. 북한처럼 한 체제 안에서 수십 년 동안 일가족 3대에 대한 연좌제와 끔찍한 고문이 이뤄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탈북 임신부들의 강제 낙태나 영아 살해 역시 상상을 초월한 인권학대 행위다." 그는 보고서에서 “북한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 특히 중국과 한국에 대해서 여러 가지 건의를 했다. 중국은 탈북자 강제송환을 중단하고, UN 난민기구가 중국 내 탈북자와 접촉할 수 있게 해야 하며, 국제사회는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세계의 양심있는 사람들을 향해서 "우리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눈을 감는다면, 북한 정권은 기를 얻어 더 많은 사람들을 투옥해서 노예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독재통치기관의 인권 실태
240 페지 3부작으로 구성 된 이 보고서에는 북한의 독재 통치기관인 인민보안성(전 사회안전부)과 국가안전보위부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여러 행형 시설들의 인권유린 행위들을 집약하였다. 따라서 북한사회 일반 주민들의 생존권에 대한 내용은 요약되었다. 이 책은 기존 수필형태와 달리 강제 수용소시설 전반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분류에 따라 수용시설의 명칭, 위치, 수형자의 성격, 관리 실태, 인권유린 행위형태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보고서이다. 저자는 이 보고서를 북한의 인권문제를 접근하는 UN과 각국 정부와 의회, 관련 전문가에게 실체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데 가장 큰 의의를 삼고 있다. 보고서의 개설에서는 방법론, 자료의 출처들, 그리고 기초 정보와 북한의 억압 제도와 관련된 용어들을 설명한다.

보고서의 제1부는 국가안전보위부에서 관리하는 '관리소'라 불리는 정치범 수용소와 인민보안성(한국의 경찰)이 관리하는 보다 소규모의 형벌-노동캠프이자 교도소와 비슷한 시설들에 대해 다룬다. 여기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정치법과 경제범으로 분리되는 가를 서술하고 양반, 평민, 노비로 이어지던 봉건제도를 답습, 공개 총살, 3대에 걸쳐 씨를 말리는 "3대 멸종", 재판 절차도 없이 강제노역을 시키는 등 유례 없는 악법들을 중인과 증언을 통하여 그 실체를 정확히 밝혀냈다. 저자는 30여명이 넘는 탈북자들의 증언 중 일관성이나 정확성에 의심이 들어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경우는 단 한 건에 불과 하였다고 한다. 그 이유를 "이 탈북자는 북에서 넘어 온지 얼마 되지 않는 경우였는데 북한에 대한 어떤 선언을 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면밀한 질의 과정을 통해 판단한 바 그 이야기나 주장은 그대로 신뢰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리소는 더 말할 것도 없고 교화소 역시 교육적이거나 계몽적이거나 재활과 관련된 사항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고 특이성을 밝혔다.

제2부에서는 북한-중국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으로부터 강제 송환된 북한 사람들을 심문하고 처벌하는 데 사용되는 여러 구금 시설들과 또 다른 형벌-노동시설인 '강제노동단련대(노동-훈련 캠프), 집결소(구금-강제노동 센터)에 대하여 다룬다. 보고서에서는 강제노동 단련대를 '노동-훈련 캠프' 집결소를 '구금-강제노동 센터'로 표기하여 구금시설의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밝힌다. 이런 구금 시설의 특징은 여느 나라에서는 경범죄 혹은 사소한 위반에 해당하는 범법자를 다루는 북한 특유의 접근방법이 낳은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보고서는 북한으로 북송 되어 구금되었던 13 여명의 증언을 통해 구금자들에 대한 심한 고문과 사망률 외에 임산부들에 대해서 혈통을 이유로 강제낙태를 실시하거나 영아살해를 자행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제3부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밝혀진 전 수감자들이 직접 겪었던 혹은 목격한 고문의 방법들에 대해 요약한다. 저자는 수용소에 구금되어 직접 고문을 당한 23명의 증인과 증언을 통행 중세기적인 고문의 형태들을 유형별로 밝혔다.

제4부에서는 북한, 북한의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인 중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사회의 다른 유엔 회원국들에게 여러 가지 권고 사항을 제시한다. 2001년 7월의 국제연합인권 이사회(U. N. Human Rights Committee)와 (CCPR/CO/72/PRK)와 2003년 4월의 국제연합 인권위원회 권고 (E/CN.4/2003/L.31/Rev.1)를 더 이상의 지체 없이 이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에는 식량부족과 학대에 시달리는 북한인민들이 중국 동북부에 피신 해 있더라도 이를 묵인해야 하며 북한의 식량 상황이 안정되고 인권 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인도주의적 비정부기구들이 탈북자들의 곤경을 돌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국제사회의 다른 국가들도 모든 교섭에 있어서 북한 인권 상황의 상당한 개선이 의제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북한에 경제 원조를 제공하는 5개의 합의 조항을 제시한다. 끝으로 2001년에서 2003년 사이에 찍은 북한의 감옥과 수용소 시설 일곱 군데의 고해상도 상업 위성사진들을 제시한다.

이상과 같이 데이비드 호크의 보고서 "감춰진 수용소(Hidden GULAG)"는 북한의 수용소와 교화소, 강제노동 단련대, 집결소들에서 북한 당국에 의하여 합법적으로 자행되는 인권유린 행위를 개괄적이며, 체계적이며, 생생하게 밝혀 놓음으로써 독자들마다 쉽게 이해 할 수 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다시 말해서 이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아무리 수용소들과 강제 노역장들을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사실임을 일깨워 주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