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net 논평
MBC의 ‘북한음식기행’ 방송에 대한 우리의 입장

MBC는 1월 31일과 2월 1일 양일에 걸쳐 특집「MBC 스페셜」북녘 전통음식 기행을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북한 현지를 직접 찾아가 다양한 북한 요리의 세계를 보여주는 취지로 MBC측에서 북한을 직접 방문해 북한 전역을 망라하는 북녘 음식과 주민들의 식생활, 명승지를 소개했다.

분단 50년이 흘러 사회문화적인 이질화 현상이 심화된 현실에서 전통음식을 주제로 민족의 맛과 문화를 함께 나누는 것은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이고 북한인민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이러한 프로그램 편성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가? 90년대 이후 수백만이 기아와 기아가 원인이 된 질병으로 사망하고 현재까지도 식량난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주민들은 정권이 자행하는 극도의 통제와 폭력 속에서 식량난을 벗어날 어떠한 기회조차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평스럽게 다양한 음식소개라는 명분으로 숭어국이니, 타조고기니 하는 북한의 고급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착잡함을 금할 수 없었다. 2004년 2월 현재도 많은 인민들이 기아에 허덕이며 외국의 원조와 구호물품으로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올해는 식량작황이 나쁘고 외국의 원조도 크게 줄어들어 2-3월에 대규모 기아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세계식량기구(WFP)와 원조단체의 발표가 연일 나오고 있다. 식량난이라는 민족적인 재난이 계속되고 있는 북한에 들어가 태평스럽게 북한 고위관료들이나 드나드는 식당의 음식이나 특권계층의 풍성한 설음식상을 소개하고 있는 것은 방송의 사회적 역할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이율배반적인 프로그램 제작이다.

『MBC 스페셜』은 지금까지 한반도 핵문제, 전쟁과 평화, 정치개혁, 가족문제 등 사회 전반의 문제에 심층적으로 접근해 온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다. 이러한 『MBC 스페셜』이 식량난과 세계 최악의 인권문제로 주목 받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제쳐 두고 연예인을 앞세워 음식문화기행을 하고 있다는 것은 방송 프로그램 제작의 사명을 망각한 것이다. 북한의 다양한 음식문화를 소개한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 결과적으로는 시청자들에게 북한 사회의 현실과 북한 동포들이 처한 상황을 심각하게 왜곡 시킬 수 있다. 제작진은 현재 북한 인민이 처한 상황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제라도 북한의 식량난과 인권문제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인도적 지원과 구호의 손길이 그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나서야 할 것이다.

2004년 2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