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북한이야기
북한의 금연운동

「DailyNK」 이주일 기자

지난 5월 31일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북한은 인민문화궁전에서 보건성 김창식 부상과 WHO 북한주재대표, 청년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금연강연, 담배의 해독성에 관한 사진 및 금연제품 전시 등 금연행사를 진행했다고 통일부에서 발행하는 주간‘북한동향’이 보도했다.

북한에서 세계금연의 날에 맞춰 금연행사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북한에서 금연운동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필지시로 각종 회의를 통해 대외적으로는 비공개로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김정일은 ‘인민군대를 비롯한 모든 단위에서 담배를 끊으라’는 지시를 내려 주민들이 금연을 하도록 강압적으로 통제해 왔다. 이에 따라 북한의 인민군대와 간부들은 각종회의를 열어 금연을 하도록 결의를 다지게 하는 등 조직적으로 통제하는 한편 인민군대내에서 담배배급을 중단했다.

그러나 1984년경부터는 담배를 구입하기 위한 인민군병사들의 탈영 현상이 급증하면서 담배 배급을 재개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또한 간부들 역시 사무실 내에서는 일체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하던 통제 수단도 자연히 느슨해졌다.

1990년대부터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남자는 남자가 아니다’고 할 정도로 흡연율이 급증했다. 또한 장마당에서 제일 잘 팔리는 품목은 쌀 다음으로 담배라고 한다. 담배도 ‘ 해당화’표나 ‘백승’표와 같은 북한산담배보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산 담배를 더 선호 한다. 북한산 담배를 피우면 풀 냄새가 나고 연한데다 기침까지 나는 등 질이 낮아 ‘개인들이 재배한 잎담배를 말아 피우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에서 생산한 담배는 피우지 않겠다’고 북한의 애연가들은 말한다.

흡연률에 대한 북한당국의 공식 발표자료는 없지만 1993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북한주민의 연간 담배소비량은 4kg으로 쿠바, 불가리아에 이어 세계3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한 북한의 20세 이상 남성들의 흡연률은 약 80%로써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북한동향"은 밝혔다. 그러나 여성의 흡연률은 사회정서로 인해 매우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북한의 흡연률이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정치생활에서의 스트레스, 먹을 것이 없어 담배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라고 탈북자들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