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23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 통고를 전하면서, 이명박 역적 패당에 대한 북한 군대와 인민의 분노가 하늘에 닿았고 곧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개시된다고 위협했다. 특별행동이 개시되면 이전에 본 적 없는 수단과 방법으로 도발 근원들을 초토화할 것이며, 그 대상은 한국 정부와 보수 언론매체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은 일단 개시되면 3~4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식의 방법으로 모든 쥐새끼 무리들과 도발 근원들을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 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의 선전포고 이후 GPS(위성위치정보시스템) 교란전파를 남측으로 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의 도발과 관련하여 특히 우려가 되는 부분은 3차 핵실험이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 이후 3차 핵실험에 박차를 가하는 징후들이 속속들이 나타났다. NK비전은 이와 같은 북한의 대남도발 위협과 관련해 전문가 좌담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고 국가안보전략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주 |

사회: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본지 편집위원
좌담: 김연수 국방대 교수, 신성택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원,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
일시: 5월 16일(수) 오후 4시
장소: 월간 NK비전 회의실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본지 편집위원(이하 손광주)=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는 지난 4월 “특별행동은 일단 개시되면 3∼4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식의 방법으로 모든 도발 근원을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해버리게 될 것”이라며 대남도발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도발 유형과 그 배경,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전략에 대해 이야기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의 대남도발은 3차 핵실험, 게릴라전, 사이버테러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우선 3차 핵실험의 가능성과 그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성택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원(이하 신성택)=물리적으로 볼 때 핵실험준비는 완료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위성사진에 북한 풍계리 민탑산의 남쪽 갱도의 굴착 모습이 포착됐고, 파헤쳐졌던 갱도가 시멘트로 다시 메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시멘트로 칸막이를 만들어야 진동이 밖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언제 할 거냐? 저는 네 가지 측면에서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내적인 필요에 의해 날짜를 결정할 것입니다. 당연히 김정은이 3대 세습을 했기 때문에 체제를 단속하는 차원에서 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3대 세습을 정당화하고 강성대국 원년을 상징하기 위해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북한 대내적인 측면에서 보면 빨리 핵실험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겁니다. 앞서 미사일을 실험한 것도 핵실험을 계속하고 핵무기를 소형화해서 미사일에 장착하여 미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는 겁니다.
세 번째는 남한을 향한 메시지입니다. 비대칭 전력을 강조하는 것이죠. 한국은 군사력이 뛰어나고 잘사는 나라가 됐지만 자신들에게는 핵이 있다는 겁니다. 미사일 능력이 너희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인 진전이 있습니다. 김정일은 죽기 전에 핵개발 기술진에게 강조했을 겁니다. 빨리 핵무기를 소형화, 경량화 하라는 것이죠. 핵무기는 크게 만들어서는 써먹을 수 없어요. 전술 핵무기가 있어야 제대로 핵의 위력을 살릴 수 있습니다. 핵개발은 전술핵을 개발해야 완성되는 것이죠. 미국의 경우 모두 소형 핵입니다. 10kt(킬로톤)급의 작은 것이죠. 대신 사거리를 멀리하고 정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은 핵무기 운반수단입니다. 그래서 소형화, 경량화가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일은 핵무기 소형화를 매우 강조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ICBM 개발은 곧 핵미사일과 같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북한은 1차 핵실험을 2006년 10월 9일에 했습니다. 그때 감지된 지진파는 진도 3.9였습니다. 그 당시 북한의 핵실험을 성공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판단이었죠. 왜냐하면 핵폭발이 일어나느냐 안 일어나느냐를 확인하는 실험이었습니다. 100%가 아니어도 괜찮은 실험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차 핵실험은 핵개발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면 됐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봐야 합니다. 다음 2차 핵실험은 2009년 5월 25일이었습니다. 지진 규모는 4.5였습니다. 규모는 별 차이가 안 나는데 위력은 4kt이었습니다. 이를 봤을 때 2차 핵실험은 상당히 큰 성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아마 3차 핵실험의 위력은 10kt이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지진 규모가 작아야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동을 작게 하는 방법들은 많습니다.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물로 봉합하는 것인데, 핵실험을 했을 때 진동을 물이 잡아 줍니다. 물 두께는 1~2m가 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핵실험을 하면 진동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10kt이 나오겠지만 지진 규모는 4~5 사이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낮다고 해서 그 위력을 작게 보면 안 됩니다.
1, 2차에서 플루토늄을 썼다면 3차에는 고농축우라늄(HEU)을 쓸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봅니다. 이유는 이스라엘을 제외한 핵보유국들이 모두 첫 번째는 플루토늄을 가지고 핵실험을 했고, 그 이후에는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집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북한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없습니다. 플루토늄은 원자로를 거쳐야 합니다. 원자로는 지하에 숨겨놓고 할 수 없습니다. 2008년에 북한이 냉각탑을 폭파했습니다. 냉각탑을 똑같이 만들려고 하면 3개월 이상이 소요됩니다. 시스템을 연결하고 테스트를 하려면 최소한 6개월이 걸립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HEU를 가지고 핵실험을 할 것으로 봅니다. 북한은 천연 우라늄을 미국보다 약간 적게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HEU를 만들어서 이것으로 핵실험을 하면 수백 번 할 수 있습니다. 핵탄두를 소형화, 경량화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0번 이상해야 합니다. 미국은 천 번 이상 했습니다. 러시아도 970번 가까이 했습니다. 전술핵을 만드는 나라는 몇 곳 없습니다. 중국도 못하고 있어요. 북한은 전술핵이 아니면 써먹을 데가 없어요. 그런 입장에서 봐서는 핵실험을 수십 번은 해야 합니다. 이런 것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HEU로 하는 방법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따라서 3차는 고농축우라늄으로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도나 파키스탄을 보면 핵실험을 할 때 국제적인 제재를 많이 받다 보니 이런 것을 돌파하기 위해서 핵실험을 하루에서 세 번씩 하고, 한 번 할 때 한 실험장에서 4~5개를 같이 하기도 했습니다.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북한도 이처럼 3차 핵실험을 한 번 하는 것이 아니라 세 곳에서 시간 차이를 두고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깜짝 놀라겠죠. 이렇게 되면 미국과의 협상이 빨라지고 요구사항도 높아질 겁니다. 따라서 3차 핵실험은 북한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이하 유동열)=3차 핵실험은 분명히 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완성된 핵을 갖기 위한 프로세스 일환으로 핵실험을 해야 합니다. 둘째, 이 문제는 핵카드화가 되어 있습니다. 핵카드는 카드를 사용할 때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에서 볼 때 핵실험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핵실험을 저지해야 하는데, 그 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대응력을 갖는 방법과 외교적인 노력으로 하는 것, 그리고 핵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응력을 갖는 것은 우리가 핵을 자체 개발하든지 아니면 미국의 전술력을 들여오는 것인데 국제사회의 반대가 있기에 불가능합니다. 두 번째로 외교적 노력으로는 북핵 6자회담이 있는데 이를 통해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핵 시스템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우리 특공대를 보내는 것이 있는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핵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결국 김정은 정권을 고립시켜서 자체적으로 해체시키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이하 김연수)=핵무기라는 것은 사용하기 위한 무기라기보다 정치적인 목적이 강한 특수성이 있는 무기입니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는 촉진력이 존재하고 있지만 강행하기 어려운 요인도 있습니다. 촉진 요인은 북한 김정은 체제의 출범 축포로 염두에 뒀던 장거리 미사일 실패가 김정은 승계 체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줬을 겁니다. 이 실험을 통해 미국과 협상을 하는 것은 반반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입장에서는 ‘도발→협상→보상’이라는 패턴을 끊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대미 협상으로서의 촉진력보다는 북한 내부의 요인, 북한 군부 주도의 체제 결속으로의 수단적 차원으로 핵실험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억제 요인은 지난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해서 4월 16일 유엔 안보리 대북의장 성명이 나왔습니다. 여기에서 예외적인 조항이 나왔어요. 추가적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나 추가 핵실험을 했을 경우 유엔 안보리가 자동적으로 액션을 취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공세가 강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난 4월 21일 북중 간에 제2차 당 대 당 전략대회가 있었습니다. 배경을 보면 북한이 중국에 먼저 제안한 겁니다. 북한이 중국의 불편한 심경을 안정시키기 위해 취한 액션으로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봤을 땐 핵실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계속해서 하는 얘기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핵 억제력을 비롯한 국방력 강화에 매진하겠다는 겁니다. 즉 명백히 북한이 핵보유국의 입지를 대내적으로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 개발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두 번째 3차 핵실험을 한다면 시기 문제에 있어서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봅니다. 대외 상황을 보면서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보면 북미 간에 진행된 2·29합의에서부터 북한이 어려워졌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와 조심스럽게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읽혀지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대화,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인도네시아 방문 등 국제사회와의 접촉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볼 때 당분간은 북한이 4·13 장거리 발사 실패의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전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현재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이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신경 쓰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와의 대립각을 세우면 이러한 분위기에 대단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선거도 있기 때문에 3차 핵실험의 시기는 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 정세의 변화 국면에 따라 그 시기는 조절될 것으로 보입니다.
손광주=북한의 핵실험과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에 맞서 노태우 정부시절에 철수한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과 가능성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성택=3차 핵실험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겪고 나서 국방부가 많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대응하는 톤이 달라졌어요. 얼마 전 미국 태평양사령관, 연합사령관이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핵실험 장소를 타격하는 것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직접적인 대응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북한이 앞으로 핵실험을 수십 번 하게 될 것인데, 이에 우리가 발언권을 행사하려면 말로만 해서는 안 되고 실질적인 뭔가를 해야 합니다. 핵을 핵으로 풀려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특공대를 보낼 수 없고, 우리가 핵 개발을 할 수도 없습니다. 핵을 핵으로 대응하지 못할 바에는 가장 비대칭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습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이 터지고 나서 DMZ에 대북방송을 재개할 수 있는 준비를 해놨습니다. 이런 것들을 한번 써먹자는 겁니다. 너희들 핵실험하면 우리도 DMZ에 준비되어 있는 대북방송을 열어서 24시간 방송하겠다고 통보해야 합니다. 독일 통일의 교훈을 보면 북한이 가장 무서워할 수 있는 것은 북한 내부에 대해 북한 사람들이 정확히 아는 겁니다. 일반 백성들이 모르는 북한 내부의 상황을 방송한다면 북한 사람들의 의식이 많이 변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대북방송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동열 박사가 말했다시피, 북한이 도발을 해온다고 했을 때 도발의 원점을 ‘서지컬 스트라이크’(Surgical Strike·정밀타격)해야 합니다. 국방부도 밝혔듯이 이런 대응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광주=핵실험 장소를 타격해야 한다는 것인가요?
신성택=정밀타격의 경우 꼭 핵실험 장소가 아니더라도 그 근처에 핀 포인트 스트라이크를 보여주는 것이 있을 수 있고, 핵실험을 하기 전에 다른 도발을 한다면, 예를 들어 연평도 폭격 때처럼 가만있지 말고 정밀타격을 실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급한 게 미사일 사거리 연장입니다. 우리가 개발한 탄도미사일 ‘현무-3’는 300km를 날아갈 수 있습니다. 크루즈 미사일은 북한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미 미사일 협정으로 인해 사거리 300km와 탄두 중량 500kg 이내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한편 순항미사일은 아무 제한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순항미사일도 탄두가 500kg 넘어가면 300km 제한에 들어가는 거예요. 제가 합참에서 근무할 때에는 180km, 300kg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내놓은 안이 뭐냐면, 1,000km, 1,000kg으로 늘려야 한다는 ‘1000-1000’을 미국이 해줘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한미 미사일 협정을 개정할 때 한국이 미사일 개발을 1,000kg(미사일 중량), 1,000km(사거리)로 한다고 해서 핵개발하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돼야 북한이 사정거리에 들어가고, 중국도, 일본도 일부 들어가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나쁠 게 하나도 없다고 설득해야 합니다. 이걸 잘 설명해줄 군사전문가가 협상팀에 들어가야 합니다. 현재는 이 문제에 대해 외교부가 협상을 하게 되어 있는데 외교부가 협상을 해서는 ‘1000-1000’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반드시 김연수 교수 같은 전문가들을 협상팀에 넣어야 합니다.
전술핵 재배치는 최근에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2013 국방수권법 수정안이 채택됐습니다. 그러나 미 행정부에서는 노우(No)라고 했죠. 그건 오바마가 ‘핵무기 없는 세상’를 천명했고 재선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게 정답이에요. 만약에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전술핵이 한국에 들어오느냐? 그건 아니라고 봐요. 공화당도 재배치한다고 하는데, 그건 중국과 협상하기 위한 것입니다.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한 트랜트 프랭크스 공화당 하원의원이 중국과 협상을 해봤는데 중국이 말을 안 듣는 것을 떠나서 북한에 핵기술을 도와줬을 정도라서 그런 나라에게 북한의 핵실험을 막아달라고 하는 게 난센스라는 것이죠. 중국을 믿을 게 못된다는 거죠. 그래서 미국 공화당에서는 전술핵을 갖다놓는 것이 오히려 일본이 핵개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한국의 핵개발 하자는 소리도 잠재울 수 있는 최종적인 솔루션(Solution)이라는 겁니다.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바로 전술핵이 들어오지는 않더라도 상당한 논의가 오갈 것입니다. 그때 역시 외교부에만 맡겨놔선 안 됩니다. 국방부가 들어가서 협상을 해야 합니다.
손광주=결론적으로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이 좋다는 것인가요?
신성택=나쁠 것이 하나도 없죠. 전술핵이 북한의 핵 포기를 달성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말입니다. 우리는 북한 핵에 대응하는 핵우산을 미국에게 받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의 핵우산을 구체화하는 것은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밖에 없어요. 1991년도에 한국에서 전술핵이 빠져나가면서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핵부재 선언을 했는데요. 제가 그때 합참에서 그 문제를 담당하며 내린 결론은 핵을 가져가는 대신에 핵우산을 튼튼히 하라는 것입니다. 핵우산의 핵심이 뭐냐? 역외 핵억제를 해 주겠다는 것이거든요. 지금도 그것은 유효한 겁니다. 미국도 한국의 핵우산은 역외 핵억제라고 합니다. 즉 잠수함에 실려 있는 핵무기로 한국의 핵우산을 보장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 잠수함의 위치를 말하지 않으니 믿을 수가 없죠.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라는 표현이 있는데, 역외 억제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 ‘확장억제’거든요. 그래서 제 말은 전술핵 배치는 미국의 대북 핵 협상력을 높이는 겁니다. 전술핵 재배치 못하게 한다든가, 배치된 것을 다시 갖고 나갈 때는 북한 핵을 사찰하는 장치를 만든다든가, 없앤다든가 하는 그런 협상까지 할 수 있잖아요. 제가 말한 이런 부분들이 미국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학계에서까지 상당히 논의되고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유동열=전술핵 철수는 노태우 정부의 실수죠. 비핵화를 선언하면 북한이 핵개발을 안 할 줄 알았는데, 북한의 대남전략을 모르는 순진한 발상이었죠.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닌)로 나갔어야 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개인적으로 전술핵 재배치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뭐냐면, 전술핵을 가져오려는 가장 큰 이유가 뭐냐면 북한에 대한 핵 억지력을 가지려는 것이거든요. 핵의 자체 개발을 안 하니까 핵 억지력을 갖춰서 핵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인데, 하지만 전술핵을 가지고는 북한핵을 저지할 수 없어요. 전술핵을 갖춘다고 북한이 갑자기 핵개발을 중지한다? 그것 역시 노태우 정부가 전술핵을 갖고 나가면 북한이 핵 포기한다는 것과 같은 발상이에요. 오히려 북한의 핵보유를 정당화 해준다는 거예요. ‘지금 한국에 미제의 전술핵이 몇천 개가 있는데 우리도 자위력을 가져야 한다’는 식이죠. 때문에 북한에 대한 핵 억지력을 가지려면 미국이 개발 완료한 EMP(Electromagnetic Pulse)탄을 달라고 해야 돼요. EMP탄을 가지면 핵배낭을 제외한 나머지는 EMP탄으로 쏴버리면 됩니다. 핵무기를 사용하려면 어차피 미사일로 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전자망을 마비시킨다면 핵 억제력 효과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술핵보다 EMP탄을 요구하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핵배낭은 EMP탄으로 억지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손광주=북한 체제를 전환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존하는 북한 핵위협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연수=북한의 핵실험은 당면한 문제고, 핵개발은 앞으로 열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구분해서 봐야 되는데, 현재는 핵실험을 억제하는 것이 당면목표겠죠. 이 부분은 원론적인 말씀밖에 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국제공조를 통해서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을 억제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북한이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듯한 모습도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핵실험을 억제시키려면 국제적인 협조체제를 강화해서 압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불거진 이유도 아마 그런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협상을 통한 대미협상, 6자회담 등의 패턴과 달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현재 처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 우리의 군사적 대응이 있어야 될 것이고, 전술핵 재배치 문제, 독자 핵개발문제, 재래식 전력의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는 문제, 확장 억제력을 구축하는 것 등도 있겠죠. 이것이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확장 억제력 운용연습을 하게 돼 있습니다. 한미 간에 합의된 사항인데요. 운용연습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고, 또 북한이 핵개발 하는 것은 북한의 체제문제와 직결돼 있는 문제이고, 북한정권의 본질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강압적인 부분과 아울러서 유인하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한 정권의 개혁개방 유도라고나 할까요. 이런 것을 통해서 북한의 선군노선을 약화시켜야 하고, 북한의 개혁개방 흐름을 만들어내는 노력이 함께 진행돼야만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대한 우리의 성과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아주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남북관계에서만 볼 문제가 아니고, 동북아 전체의 군사적 맥락이랄지, 한중관계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신성택=아까 EMP탄 얘기가 나왔는데 이거야말로 핵보다 더한 것이거든요. 아직까지 EMP를 제대로 개발한 나라는 미국밖에 없어요. 이런 거는 안 줍니다. 줄 까닭이 없어요. 그런데 우리는 한미연합사가 있단 말이에요, 반은 미군이에요. 미군은 미국무기 쓸 수 있잖아요. 즉 한미연합사가 있는 한 EMP는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미연합사를 2015년 12월까지 없앤다잖아요. 이건 절대 안 됩니다. 대선 이후에 바로 해야 할 것이 바로 한미연합사 해체의 무기한 연기입니다. 이걸 관철시켜야 해요. 이건 EMP탄 오는 것과 같은 효과입니다.
김연수=또 한 가지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기조 안에서 우리가 북한에 대한 핵 포기 압박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6자회담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이런 것이 우리가 북한의 핵개발을 비판하는 근거이기 때문에 사실 전술핵배치는 이런 기조가 완전히 바뀌는 것이 됩니다. 1990년대 초 남북협상 체제로의 유턴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합니다. 많은 논의가 이뤄져야죠. 국민의 여론이라든지 국제사회의 반향, 남북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손광주=북한은 최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교란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3차 핵실험 외에 전개될 수 있는 북한의 대남도발 유형과 그 위험성, 파괴력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장사장포 도발이나, 도심 게릴라전, 원전 테러 등이 발생할 경우 우리 군이나 치안 당국이 이를 막을 현실적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유동열=간단하게 말씀 드리자면 첫째, 북한이 최근에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을 선언하고 우리를 강하게 압박하고, 심지어 GPS 방해전파를 발사하고 있는데 그 저의는 대남 측면이 강하다고 봅니다. 즉 우리 국민들에게 전쟁공포를 심어주려는 의도에서 강하게 나오는 겁니다.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을 단기간에 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행동이 없거든요. 그러나 분명히 제한적인 도발을 할 거라고 봅니다. 그 중의 한 유형이 GPS 교란 전파인데, 이는 북한이 향후 시도할 전자전의 낮은 단계입니다. 낮은 단계의 전자전을 테스트한 거라고 보면 됩니다. 4월 18일부터 계속 교란하고 있는데, 문제는 높은 단계의 전자전입니다.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EMP탄이 그것입니다. GPS교란도 그 테스트의 일환으로 봐야 합니다.
두 번째 GPS 교란은 이번뿐만 아니라 작년 3월에도 발사를 했습니다. 기존에 해왔던 겁니다. 이번의 경우는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에서 저강도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고, 고강도 행태는 아직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절대로 전면적인 도발은 못하고 제한적인 도발만 하기 때문에 비용도 적게 들고 우리 사회의 혼란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노리고 있을 겁니다. 그 중에는 국가 기간망인 통신망, 방송망, 전력망 등이 주요한 타킷이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이 3대 망을 와해시키기 위해 사이버 테러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테러와 병행하려고 할 것입니다.
북한의 오프라인 테러방식은 직접 공작원이 내려와서 테러를 하는 것과 국가 기간망에 종사하는 사람을 포섭해서 테러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재작년에 적발된 간첩 사건을 보면 간첩이 채팅을 통해서 서울 메트로에 종사하는 과장을 포섭했어요. 성적으로 포섭해서 내부 설계도를 가지고 갔거든요. 이게 2010년도 얘깁니다. 이렇게 내부 사람을 포섭하면 충분히 전력망, 통신망, 에너지망을 와해시킬 수 있습니다. 이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비용이 적게 들고 효과가 크다는 겁니다. 그 대신 인명살상은 안 해도 되죠. 폭탄보다도 국제사회의 비난이 적어요. 또한 도발한 쪽을 확인하는 게 매우 어려워요. 북한이 천안함 폭파시키고 연평도를 포격하면 도발한 쪽이 노출되고, 책임을 추궁당하지만 3대 망에 대한 테러는 도발한 쪽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런 일을 저지르는 이유 중 하나는 12월 대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계속 강조하지만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어젠다를 던져놓고 특정 정당을 찍으면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공갈협박을 하는 것이죠. 우리 국민에서 전쟁공포를 심어주고, 국민들은 표를 찍을 때 북한에 우호적이고 잘해주는 정당을 찍으면 전쟁이 안 나는데, 특정 정당을 찍으면 전쟁이 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줘 시민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말하는 전쟁 난다는 게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킬 수 있는 유형의 대남도발을 할 것이라 봅니다. ‘왕재산 사건’에서 보듯이 직접 북한이 내려올 수도 있어요. 왕재산은 주로 인천이 놀이턴데, 인천 쪽 주민들한테 염전사상(厭戰思想)을 넣었던 것은 같은 맥락입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안보전략은 한번 당하고 나서 응전을 하는 것으로, 선제공격을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조기경보체제를 많이 구축해 두었는데, 북한이 전자전을 하든 포를 날리든 한대 맞고 나서 응전을 하는 식으로는 안 된다는 거죠. 특히 EMP 전자전이라든지 방사포가 발사되면 쑥대밭이 됩니다. 미국도 9·11 테러 이후에 전략을 바꿨잖아요. 미국의 전략은 전통적으로 봉쇄억지를 했는데, 플러스해서 ‘Preemptive Strike’(선제공격)라고 해서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면 사전에 찾아서 제거하겠다고 2001년에 럼스펠드가 발표했잖아요. 미국처럼 우리도 안보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정전협정 위반 때문에 문제가 되기는 하는데 명백히 북한이 도발을 하겠다는 징후를 발견하게 되면 우리가 먼저 쳐서 무력화 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기다렸다가 얻어맞고 나서야 대응해야 된다는 것은 정말 후진적인 안보전략입니다. 이런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피해를 막을 수 없습니다.
김연수=북한은 최근 온갖 말 폭탄을 터뜨리고 있는데 지난 2009년도 이후에는 예외적인 행보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 등을 학자적 관점에서 진단해 본다면 북한 내부의 문제인 것 같아요.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착과정, 안정화 국면에서 내부 체제 결속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했습니다만 북한 주민들에 대한 여러 가지 시혜성 정책이 미진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도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하나는 대외적인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공조가 대단히 강력하게 이뤄지고 있고, 중국도 강한 입장을 띠고 있기 때문에 그런 압박 공세를 피하면서도 대내외적인 정치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높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대내 정치적 목적도 달성하면서 동시에 미·중의 한반도 문제 개입을 높이는 겁니다. 그리고 미국이 대북 협상에, 중국이 대북 달래기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일정한 수준에서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연장선에서 저는 서해 NLL(북방한계선)상의 도발이 가장 우려됩니다. 천안함, 연평도도 그랬고, 1999년, 2002년 월드컵 당시의 도발이라든지 분쟁적 성격을 가장한 대남 군사도발 말입니다. 제한적 규모의 군사도발을 통한 대내 체제 결속, 악화된 민심 무마, 중국의 대북 달래기, 미국의 대북협상, 올해 남한의 정치적 일정을 염두에 두고 서해지역에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신성택=좀 전에도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이나 ‘예방전쟁’(Preventive Strike)을 얘기했지만 모두 먼저 맞아야 돼요. 방법이 없어요. 우리가 불리한 게 즉각적으로 대응을 못한다는 거예요. 즉각적인 대응이 첫째고, 둘째는 대응을 하려면 확실히 해야 돼요. 그래서 저도 국방부 대변인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도 하고, 물어도 보는데, 분명한 것은 즉각적인 대응을 하라는 겁니다. 얻어맞고 하루 이상 지나면 안 돼요. 얻어맞고 피가 날 때 대응을 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유대인도 첫 번째는 얻어맞는데, 대신에 얻어맞는 것의 최소 10배로 되갚아버립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래요. 이스라엘이 했던 것을 통계내면 10배가 아니라 100배, 즉 한 명 죽으면 100명을 죽이는 겁니다. 우리도 NLL에서 사건이 나면 언론에서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보복을 해야 합니다. GPS 교란과 같은 것은 평양에서는 못할 겁니다. 황해도 해주나 개성에서 하는 거예요. 그럼 해주하고 개성을 본보기로 한번 타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손광주=김정일 사후 김정은이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최고의 지도자 자리에 올랐습니다. 현재 김정은의 권력 장악 능력을 어느 정도로 보시며, 얼마나 지속가능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또한 북한이 현 시점에서 대남도발을 획책하고 협박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연수=김정은 정권이 명실상부하게 등장을 했지만 김정은 정권은 속성정권입니다. 관찰자 입장에서는 그것이 너무나 분명합니다.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 유일체제를 구축하자고 하면서 선전선동을 하고 있지만 밖에서 객관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속성정권입니다. 권력 장악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는 김정은 승계체계의 장기적인 안정화 가능성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권력장악 능력과 관련해서도 긍정적 징후와 부정적 징후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승계체제의 안정화를 긍정적 징후로 볼 수 있고, 장악능력의 미흡도 측면에서 봤을 때는 장기적인 안정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먼저 전자의 측면에서 말한다면 권력승계에 있어서는 신속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09년도 초에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김정은으로의 후계자 내정이 있었고, 매우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최근엔 북한 내부적으로 권력구조 개편이 있었는데 군사 지도부부터 내각총리, 정치국위원회 교체, 국방위원회 교체 등등 이런 과정에서 눈에 띌 만한 불안정성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제강이나 이용철 등의 석연치 않은 사망도 있었는데 이런 것을 보면 비교적 권력 개편의 안정성을 유지해온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북한과 같은 봉건적 체제를 갖고 있는 경우에 권력엘리트들이 체제중심의 구심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하는데 권력엘리트들이 안정성을 보여 왔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우리가 볼 수 없으니 알 수 없지만 친혈족 간의 문제라든지 군 엘리트, 당의 엘리트 권력들, 북한의 체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파워엘리트들 사이에서 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체제 안정지향의 측면들이 보이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장성택, 김경희 등 친혈족 그룹에서 김정은 체제승계 과정에서 보조적인 위치에서 지원입장을 보이고 있어 권력엘리트들의 안정성을 우리가 읽어낼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김정은 승계체제의 권력장악이나 안정화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3년 동안의 속성과정에서 정책적인 조율의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화폐개혁이라는 급진적인 조치가 이루어졌고, 천안함과 연평도라는 유례없는 도발을 선택했습니다. 올해의 경우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틀을 만들어 놓은 시점에서 불과 보름 만에 되돌려버렸습니다. 이것은 김정은이 최고 권력의 지도자로서 권위적인 정책조율의 측면에 있어서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하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성과가 매우 부족합니다. 북한에서 후계자의 정통성은 이념적인 정통성과 아울러서 주민들로부터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낼 성과를 내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부분에서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념적인 정통성과 실질적인 정통성 사이에서 딜레마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을 종합하면 현재로서는 권력승계의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김정은 승계체계의 안정화를 예단하기에는 도전적인 국면들이 전개되고 있다고 봅니다. 김정은이 당 총비서직을 승계하지 않고 제1위원장을 승계한 것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총비서라는 것이 성스러운 직책이기 때문에 김정일에게 돌렸다고 얘기하지만 북한의 정치역사에서 권력분쟁과 연계가 되어있는 거 아니냐 하는 생각입니다. 즉 당 권력을 총괄하는 총비서의 역할을 부여받기에는 김정은의 리더십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입니다.
유동열=기본적으로 김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에 대해서 동의를 합니다. 일단 김정은이 절차상 북한의 최고 지위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현재 김정은을 중심으로 북한이 안정적으로 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실질적인 안정성이냐고 볼 때는 의문이 듭니다. 지금 현재 북한은 후견체제가 김경희(고모), 장성택(고모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김정은이 북한의 문제를 단독으로 하느냐, 의논을 하느냐고 할 때 현재는 누구와 의논을 해서 결정을 하는 단계라고 봅니다.
후견체제의 제1그룹이 김경희와 장성택이고, 2그룹이 최용해(총참모장), 이영호(당 비서)입니다. 이 네 인물은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현재 김정은 체계가 안정적인 것은 바로 후견그룹이 김정일과 혁명적 의리를 지키면서 김정은을 받들어놓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이 후견그룹이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면 김정은 체제는 한방에 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향후 3~5년 동안 김정은이 그 자리에 있다면 장기집권이 가능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2010년 공식화돼서 정권을 이양 받다가 김정일이 죽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인데 권력을 장악하면 김정은이 통치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김정은의 미래와 안정성은 후견세력들이 김정일과의 의리를 계속 지키면서 지원해주냐 안 해주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손광주=야권과 좌파 진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책이 북한의 대남도발을 불러왔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햇볕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한 북한의 대남도발, 특히 군사적 도발이나 테러 행위 등을 막기 위한 국방, 안보 전략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중요하도 생각합니다. 향후 우리 정부는 어떠한 자세로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연수=4·11총선 상황을 보면 북한이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북한이 의도한 효과가 나타날지는 의문입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와서 김정은 승계 체계하에서 북한의 대남행보를 보면 남한정서를 정확하게 읽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정일은 2011년 말에 두 차례 교시를 내렸습니다. 남북 경제협력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것과 대미관계, 대일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죠. 사방으로 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김정일의 유훈이었고, 대남관계도 신뢰와 화해의 관계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왜 관철이 안 될까 유념해서 봤는데 2·19합의가 만들어지고 돌아섰습니다. 북한 내부의 강경세력이 득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한정세의 오판에서 비롯되는 무리한 대남행보가 나타날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신성택=햇볕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건 잘못입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잘한 것이 하나 있는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 비해 북한에 뜯어 먹히지 않은 것만 해도 대단히 큰 진전입니다. 우리 국민들도 햇볕정책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햇볕정책으로 다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문제나 도발문제를 생각했을 때 안보분야와 관련해서 이명박 정부는 빵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도발해 왔을 때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대응을 한다면 지난 4년간의 낮은 점수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동열=남북관계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에 개선이 안 됐다는 것은 종북주의자들과 북한의 주장으로 전혀 맞지 않는 얘깁니다. 이명박 정부의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은 지난 정부의 햇볕정책보다 더 지원해주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스스로 못 도와주게 만들었습니다. 금강산에서 피격당한 박왕자 씨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계속 지원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햇볕정책은 인간은 선하다는 성선설에 기반을 두어 나온 것입니다. 북한이 선하게 나오면 햇볕정책으로 통하지만 북한이 악하게 나오면 햇볕정책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그래서 햇볕정책의 특징은 북한 눈치 보기 정책, 북한 비위 맞추기 정책, 북한 퍼주기 정책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끝으로 대응책은 대북정책을 제대로 수립해서 시행하는 것이고, 국민의 안보의식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 헌법적 가치를 보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건히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김연수=햇볕정책의 기본전제는 북한의 체제 진환가능성을 전제했던 것 같습니다. 북한과 교류협력을 하다보면 북한도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통일의 길은 멀어질 것이라는 계산을 했을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북한의 장기적인 체제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면들이 압도적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뭔가 다른 고민을 해야 합니다. 또 다른 측면은 정권 창립이래 예외적인 시기에 돌입해있다고 봅니다.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에 김정일이 머물렀던 권력의 공백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권위를 가지고 통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김경희, 장성택을 얘기하고 있지만 김경희, 장성택도 권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정은은 실질권력의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예외적인 시기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북정책의 기본전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유동성의 문제를 포괄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군사적인 측면입니다. 핵보유를 최고 지도부부터 군 지도부까지 합창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보유와 관련해서 우리가 안보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단기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또한 주변국 변수도 고민해서 대북정책을 준비해야 합니다. 햇볕정책이냐 바람정책이냐 양자택일 간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깊은 성찰과 논의구조가 정립이 되어야만 우리가 북한 문제를 끌고 갈 수 있습니다.
대남도발에 대해서는 국방안보전략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군사적인 대응만으로 북한을 다뤄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력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북한정세의 안정적 관리라고 하는 원론적인 얘기지만 그 기조에서 모색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공개적으로 국민들과 호흡을 같이하면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북한정세의 안정적 관리라고 하는 기조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군사적인 대비태세의 완비라는 일차원적인 준비하에서 국력을 활용하여 북한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체제 변화 유도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그럴 때 북한의 핵 폐기 가능성도 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굉장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북한이라는 대상이 엄연한 실체이기 때문에 우리의 기대만 가지고 북한 문제를 다뤄나갈 수 없습니다. 항상 강제와 유인의 균형을 통해서 북한체제를 변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