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대선전술용’ 이벤트, 국민들 한번 속지 두번 속나? 인쇄하기
이름 NKnet
2007-08-08 18:01:46  |  조회 2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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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전술용’ 이벤트…국민들 한번 속지 두번 속나?

[논설] 정부, 남북정상회담 對국민 협의 못 거칠 이유 있나
[2007-08-08 13:59 ]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폭탄’을 터트렸다.

정부는 8일 오전,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8월 말 평양에서 갖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 8월 2~3일과 4~5일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해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정부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에 통일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남북정상회담 준비 기획단’을 꾸려 다음 주부터 정상회담의 일정, 규모, 의전 및 경호, 선발대 파견 문제 등을 북측과 협의하면서 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7년 만에 다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소식에도 국민들의 마음은 불편하고 복잡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상회담 추진이 불리한 대선 판세를 흔들기 위한 ‘대선전술용’ 이벤트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첫째, 정부는 국민과 단 한마디 상의 없이 비밀리에 물밑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회담 일자를 합의한 후, ‘깜짝 발표’를 통해 국민을 놀라게 했다. 투명한 대북 정책을 추진하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은 물거품이 되었다.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없는 회담이었다면, 국민들과 협의 없이 추진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둘째, 회담의 의제도 제대로 정하지 않은 채, 서둘러 날짜만 잡았다. 회담이 28일에 시작된다고 하니,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것을 토대로 남과 북이 의제를 합의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20일이 남은 셈이다.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합의를 끌어내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충분한 준비 없이 서둘러 날짜부터 잡아 놓고 보자는 식의 졸속 정상회담을 야당 경선 직후에 추진하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셋째, 정부는 5일 정상회담 합의가 이루어지고,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조잡한 추진계획을 밤을 세워 작성한 후, 8일 허둥지둥 회담 합의 사실과 일자를 발표했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성과를 얻어낼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이룰 것인지, 세밀한 계산과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결과에 대한 책임 의식을 엿볼 수도 없다. 정상회담이 남북 사이의 대립을 해소하고, 북한의 변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고, 반대로 생명력이 소진된 채 붕괴에 직면해 있는 김정일 정권에게 2천3백만 인민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를 제공할 수도 있다. 실질적 성과 없이 북한의 체제를 강화하는 회담 결과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은 있는 것일까?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정부는 ‘일단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놓고 보자’는 얄팍한 심리를 국민에게 들키고 말았다. 다른 정치적 목적이 없다면, 어떻게 충분한 사전 준비와 협의 없이 임기가 다한 대통령이 평양으로 달려갈 수 있는가?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회담을 위한 회담’이 아니라 북한의 변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구체적 성과를 얻어내는 회담을 추진해야 한다. 국민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회담 일자를 미뤄라. ‘대선전술용’ 회담이 아니라면 일정을 미루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광백 논설위원]

* 이 글은 이광백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데일리NK'에 기고한 논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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